어디에도 없는 시간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본선 단편경쟁

장태구 | 2021 | Fiction | Color | DCP | 20min 54sec

SYNOPSIS

승미는 절친한 친구 정현이 서울 회사에 취업한 이후 통 만나지 못했다. 물리적인 거리감은 결국 사람과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까. 코로나의 영향으로 그렇게 된 걸까 생각하는 승미는 두 사람의 여행을 떠올리며 달리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코로나19 때문에 하루하루가 무기력하다 느끼지 않았다. 그 전부터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두려웠고 사라져지는 재개발 동네처럼 소중했던 인연도 사라질 거 같았다. 하지만 다가올 날들을 향해 앞으로 뛰어가고 싶은 순간을 담았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5회 인디포럼
2021 제4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2021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 (2020)

DIRECTOR
장태구

장태구

2019 모아쓴일기

STAFF

연출 장태구
제작 이주대
각본 장태구
촬영 박진원
편집 이진호
조명 최원영
음악 아완
미술 김보민
포스터 디자인 이준상
출연 이승미, 여정현, 차해수, 김근희

PROGRAM NOTE

승미와 정현은 오랜 친구 사이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 부산의 소박한 동네에 살며 주변 카페에서 일하는 승미는 소소한 나날을 꾸려 가는 중이고, 서울에 있는 회사에 취직한 정현은 바쁜 일과를 소화해 간다. 예전엔 같은 고민을 안고 하루하루를 느리게 살아가던 친구들이지만, 현재 그들은 너무나 다른 리듬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둘은 여전히 전화 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마음을 나누는데, 통화는 종종 정현의 빠듯한 일과로 인해 끊기기도 하고 만남을 기약할 수 없어 아쉬워도 하지만, 두 사람을 에워싼 풍경이 씁쓸하지만은 않다. 두 친구가 공유하고 있는 추억들이 현재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애틋하게 빛나기 때문이다.
<어디에도 없는 시간>의 세계 안에서는 모든 존재들과 시간이 평화롭게 공존한다. 공간 한 귀퉁이에서 한가로이 몸을 놀리는 고양이들, 그들의 사료를 챙겨 주는 여인, 골목 한편에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즉석복권을 긁고 담배를 피우는 청년, 마스크를 쓴 채 지하철과 보도를 이용해 어딘가로 이동하는 사람들과 코로나19 선별 검사소 앞에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로 우리들의 ‘어디에나 있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들 사이로 두 인물의 ‘어디에도 없는 시간’처럼 꿈결같이 옅어져 가는 순간들이 영화 안에 배어든다. 우리와 닮은 인물들의 초상과 세상의 조각들을 자유로이 채집해 가는 이 영화의 자태는 더없이 고혹적이다.

홍은미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