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다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본선 장편경쟁

김현정 | 2021 | Fiction | Color | DCP | 123min 6sec World Premiere

SYNOPSIS

서른 살을 넘기고도 여전히 취업준비생인 둘째 딸 진영, 집보다는 공장 간이의자에서 쉬는 게 더 편한 무뚝뚝한 아버지, 그리고 이 대화 없는 부녀를 어머니가 유일하게 엮으며 세 가족은 함께 산다. 어느 날, 사고로 인해 어머니가 갑작스레 목숨을 잃게 되고, 세 가족이 살던 넓은 집에는 부녀만이 남는다.

DIRECTING INTENTION

가깝고도 먼 부녀 관계에 대해 늘 말하기가 꺼려졌습니다. 불가피한 상황으로 부녀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을 설정, 아버지와 딸이 어떻게 서로를 대면하고 변화해 가는지 담담하고 솔직하게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현정

김현정

2017 나만 없는 집
2019 입문반
2020 외숙모

STAFF

연출 김현정
제작실장 권순형
각본 김현정
촬영 김용현
편집 원창재
조명 김범준
동시녹음 정상수
조연출 박찬우
출연 이설, 박지일, 안민영

PROGRAM NOTE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진영은 공장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나이 제한에 걸리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워킹 홀리데이로 캐나다에 가려 하지만 쉽지 않다. 아빠의 공격적 투자는 결과가 좋지 않고, 엄마마저 급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후, 진영은 엄마의 자리에서 일을 하게 된다.
2019년 단편 <입문반>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김현정 감독의 첫 장편 <흐르다>는 가족 서사이면서 여성 서사 영화다.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강하게 붙잡고 있는 가족이면서, 동시에 남편에게 “내 결정에 토 달지 마!”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공장 일과 집안일 모두를 책임져야 하는 엄마, 아빠에게 “가시나 뭘 안다고 잘난 척이고!” 같은 멸시를 당하면서도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 내야 하는 딸의 이야기가 영화 전반에 걸쳐 흐른다. 주인공 진영의 감정선이 굉장히 중요한 이 영화에서 감독은 컷을 길게 가져가며 관객들이 인물의 표정과 동작을 최대한 오랫동안 볼 수 있게 하면서 천천히 스며드는 엄마의 부재를 드러내고, 사건 사고에 요동치기보다 거리를 유지하며 캐릭터의 감정을 따라가는 묵직한 촬영을 통해 극 전체의 정서를 전달한다. 배우들의 성실한 연기와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은 이 작품에서 더더욱 빛을 발한다.

박광수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