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뛰기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새로운선택 단편

정수진 | 2021 | Fiction | Color | DCP | 23min 26sec (E)

SYNOPSIS

1988년, 국민학교 5학년 진주는 높이뛰기 수업에서 사소한 오해 때문에 자신에게 화가 잔뜩 난 체육 선생님과 화해하기 위해 값비싼 선물을 마련하려고 한다.

DIRECTING INTENTION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5회 인디포럼신작전
2021 제25회 LA국제단편영화제
2021 제18회 샌디에이고국제어린이영화제

DIRECTOR
정수진

정수진

2013 가족

STAFF

연출 정수진
제작 한진
각본 정수진
촬영 주범규
편집 최민영
조명 이형중
음악 심현정
미술 김지수
출연 김하나, 전석찬, 최은경

PROGRAM NOTE

진주는 억울하다. 분명히 높이뛰기의 바를 건드리지 않고 넘었는데 체육 선생님이 흔들렸다며 인정하지 않아서다. 바를 건드렸는데도 은경에게는 합격이라 해 놓고 차별하는 체육 선생님에게 따질 생각이다. 그랬다가 체육 선생님의 호통에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진주는 사과까지 하게 생겼다. 그러던 중 은경의 아버지가 학교를 찾아 돈 봉투를 건네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극 중 진주가 넘어야 하는 건 체육 시간의 높이뛰기뿐 아니라 진주 앞에 높이 쌓인 차별과 불공정의 벽이다. 청소와 설거지 등의 집안 노동을 해야 용돈을 받을 수 있는 진주에게 보상은 노력한 만큼 주어지는 대가의 개념이다. 그런데 노력 여부에 상관없이 재산이 능력을 가르는 환경에서 진주는 일하느라 학교를 찾지 않는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한다. 미미 인형을 사려고 용돈을 모으는 와중에 생일 선물로 받고 기쁨은커녕 눈물을 흘리는 건 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노력이 그에 걸맞은 결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아서다. 진주는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는 현실을 위해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높이뛰기에 이어 단거리 질주에 나선 진주가 앞을 향해 달리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어린 시절 익힌 저항의 목소리가 미래의 또 다른 ‘진주들'에게도 이어진다는 걸 암시하는 설정으로, 1980년대 중후반의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높이뛰기>는 현재와 맞물려 사유하게 한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