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새로운선택 장편

감정원 | 2021 | Fiction | Color | DCP | 74min 13sec (E)

SYNOPSIS

세상을 곧 떠나야 하는 희수와 그의 흔적을 좇는 학선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기.

DIRECTING INTENTION

자신의 일부처럼 되어 버린 노동은 때로는 공포스럽게 때로는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2021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2021 제20회 전북독립영화제
2021 제22회 부산독립영화제
2021 제10회 대구여성영화제
2021 제63회 International Festival of Documentaty and Short Film of Bilbao

DIRECTOR
감정원

감정원

2018 신세계

STAFF

연출 감정원
제작 윤진
각본 감정원
촬영 최창환
편집 감정원
조명 최창환
음악 이민휘
미술 김가은
출연 공민정, 강길우, 안민영, 김필

PROGRAM NOTE

<희수>의 도입부는 특별한 장면이 아닌데도 신비한 힘을 발휘한다. 오수가 흐르는 개천, 윙윙거리며 도는 거대한 기계들, 연기에 휩싸인 굴뚝들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숏은 영화의 엔딩과 대구를 이룬다), 영화를 다 보면 간략한 이미지로 심상의 둘레를 구현하는 감독을 만나고 싶어진다. 영화에서 희수는 두 개의 공간에 존재한다. 부산의 염색 공장에서 일하는 그와 강원도의 한적한 지역을 떠도는 그. 두 희수 사이로 시점이 불쑥 넘나드는 까닭에 헷갈릴 때도 있지만, 오히려 희수라는 인물의 내면에 더 집중하게 된다. 시끄러운 기계 사이에서 일하는 그와 한적한 길을 걷는 그의 모습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는 조용한 사람이다. 남자 친구는 약속했던 여행을 잠시 미루자고 했다. 대신 이왕 갈 거라면 아주 멀리 파리로 떠나자고 했지만, 희수는 가까운 곳이라도 상관없다고 답한다. 그는 희수의 마음속 깊고 너른 세계를 헤아리진 못한다. 어긋난 강원도의 발길이 <강원도의 힘>을 떠올리게 하지만, <희수>의 세계는 비교하기가 힘들 만큼 황량하고 서늘하다. 차가운 계절, 희수의 입은 굳게 닫혀 있고, 아주 느리게 움직이며, 간혹 멈춰 선다. 어쩌면 내가 보았던 것은 몸이 죽어 떠도는 영혼이었을까. 그동안 수많은 독립영화에서 공민정이란 배우와 만났던 사람이라도 낯선 그를 발견하게 될 작품이다.

이용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