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새로운선택 장편

신선 | 2021 | Fiction | Color | DCP | 72min 35sec (E)

SYNOPSIS

성원과 중순은 대학 시절 단골 식당인 개미집으로 가던 길에 십 년 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과 동기인 병수와 길모퉁이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두 사람을 만난 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병수. 성원은 병수의 죽음이 자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DIRECTING INTENTION

그것이 무엇이든 그게 마지막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모든 순간이 그 순간 마지막이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누군가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어떤 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신선

신선

2011 우리
2012 사랑의 간격

STAFF

연출 신선
제작 신선
각본 신선
촬영 이진근
편집 이호승
조명 이진근
음악 김태산
프로듀서 노하정
조연출 김태양
출연 이택근, 하성국, 박봉준

PROGRAM NOTE

대학 영화과를 함께 다닌 세 친구가 아주 오랜만에 길모퉁이에서 재회한다. 그들 사이의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이내 헤어지는가 싶더니 얼마 못 가 한때 그들의 단골 식당에서 다시 만난다. 갑작스레 마주 앉은 이들의 대화에는 날 선 긴장과 투박한 진의가 무심한 듯 툭툭, 그러나 정확히 묻어난다. 지난날 그들이 만들려고 했던 영화는 무엇이었을까. 영화와 현실은 과연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 비슷한 걸까. 누군가는 시도했지만, 누군가는 멈춰 섰던 바로 그 지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사이 그들 사이에 오해는 쌓여만 가고 관계는 어그러진다. <모퉁이>는 장소와 공간의 특성을 영리하게 이해하고, 공간이 곧 서사의 핵심이 되며, 공간과 서사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카메라 움직임까지 꼼꼼하게 계획하기에 이른다. 무엇보다도 꺾어 돌아가야만 비로소 사태의 저편을 볼 수 있고 일단 돌아서면 피할 도리 없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길모퉁이를 삶의 신비로, 영화의 세계로 바꿔 낸 연출자의 예민한 감각과 예리한 통찰이 놀라울 따름이다. 안쪽으로 깊숙이 이어지는 식당 구조 역시 이쪽에서는 알 수 없지만, 저 깊숙한 곳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또 다른 사정을 짐작하게 한다. 생과 사, 시간의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순간들이 <모퉁이>의 후미진 구석구석에 웅숭그리고 있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1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