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광: 디아스포라의 묘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단편 쇼케이스

김소영,이애림 | 2021 | Experimental | Color | DCP | 13min 43sec World Premiere

SYNOPSIS

두 북한 소녀들(1955년 캄차카 이주 노동자)의 시선으로 고려 사람들, 식민지 시기 광부들의 먼 곳의 묘소, 부재한 묘소를 바라본다. 식물들이 태양빛을 받아 광합성(photosynthesis)을 이루어 내듯, 망자들의 사진을 화광(harvesting light)한다. 아카이브 이미지들에 빛을 비추어 역사의 페이지에 올린다. 양자생물학의 빛의 수확(harvesting light)에 영감을 받은 작업.

DIRECTING INTENTION

망명 삼부작의 마지막 <굿바이 마이 러브 NK: 붉은 청춘>에서 소비에트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했던 북한 출신 작가 한진이 죽는 곳에 고향만큼 정다운 이름을 붙이고자 했던 언명을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의 아카이브 사진들, 우슈토베와 사할린의 고려 사람 사진들과 묘소들을 통해 이미지화 하는 작업.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소영

김소영

2017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2018 Sfdrome: 주세죽
2018 굿바이 마이 러브 NK: 붉은 청춘

이애림

이애림

2001 연분
2005 별별 이야기
2011 나의 꿈은

STAFF

연출 김소영, 이애림
제작 김소영, 이용우
각본 김소영
촬영 신임호, 강진석
편집 김소영, 이애림
조명 이동윤
음악 김소영

PROGRAM NOTE

<화광: 디아스포라의 묘>는 북한 출신 카자흐스탄 작가 한진의 <그 고향 이름>의 문구를 인용한 자막으로 시작한다. 이어지는 장면에선 해 질 녘의 유라시아 대륙을 비추는데, 이 장면은 김소영 감독의 망명 삼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굿바이 마이 러브 NK: 붉은 청춘>(2018)의 두 번째 숏과 일치한다. 두 작품은 같은 내용의 인용문과 같은 장면을 공유하고 있다. 말하자면 <화광>은 <굿바이 마이 러브 NK: 붉은 청춘>과 마주 보고 있는 영화이며, 김소영 감독이 전작들에서 못다 한 작업을 이어 가는 작품이다. 그것은 <화광>과 <굿바이 마이 러브 NK: 붉은 청춘>에서 네 차례에 걸쳐 반복 인용하고 있는 “사람이 태어난 곳은 고향이라는데 사람이 묻히는 땅은 뭐라고 하느냐? 거기에도 이름이 있어야 할 거야. 고향이란 말에 못지않게 정다운 말이 있어야 할 거야….”라는 사무치는 말에 대한 진중한 화답이다. 감독은 ‘고향이란 말에 못지않게 정다운 말’ 대신, 애니메이터 이애림과 협업해 중앙아시아 각지로 강제 이주당하고 그곳에 묻힐 수밖에 없었던 고려인들에게 고향 못지않은 정다운 곳을 선사하며 그들을 위무하는데, 비록 그곳이 이미지 속에서만 존재한다 할지라도 그곳에선 고려인 한 명 한 명의 초상이 정성스레 새겨지고 비루한 묘비 곁으로 화사한 꽃과 나무가 자라난다. 고려인의 역사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이미지 아카이브를 만들어 온 감독은 이애림 작가와의 협업으로 또 한 번의 창작적 도약을 이뤄 낸다.

홍은미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