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의 김시스터즈- 숙자,애자,민자 언니들에게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단편 쇼케이스

전채린 | 2020 | Documentary, Experimental | Color | DCP | 16min 47sec (KE)

SYNOPSIS

냉전 시절, 세 명의 한국 여성은 팝 그룹으로 성공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그들은 아시아의 모든 이미지를 흡수해서 자신들의 역량을 뽐낸다. 감독은 1959년 당시 다른 아시아 여성들의 역사를 찾아내며 김시스터즈와 유학 중인 자신의 이야기를 연결한다. 언어와 권력, 역사와 문화를 넘나들며, 남성․서양 중심의 권력에서 숨겨져 온 아시아 여성들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DIRECTING INTENTION

1990년대 생인 감독에게 과거의 아시아 디바들은 희미한 이미지로서 존재했다. 근대화의 거대한 담론에서 여성이 어떻게 육체성을 달성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이미지가 세계화의 흐름에 남아 있는 우리 세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에 대해 감독은 뿌옇던 이미지를 모으고 조각해서 지금, 현재까지의 연결점을 찾아보았다. 이를 통해 냉전 시대부터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여성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미묘한 문화적 저항에 대한 성찰을 포함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1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2021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1 4th Festival Premiers Films
2021 23rd Festival Des Cinémas Différents et expérimentaux de Paris

DIRECTOR
전채린

전채린

2017 그들, 속 우리들

STAFF

연출 전채린
제작 전채린
각본 전채린
편집 전채린

PROGRAM NOTE

냉전 시대인 1959년, 영화는 미국 최초 한국 걸그룹 ‘김시스터즈’가 유려하게 춤추고 노래하는 영상과 그 모습만큼 흥미롭게 콜라주된 여성 이미지들을 교차해 보여 준다. 우연히 발견한 퍼즐 조각에 다른 퍼즐들을 맞춰 나가듯 이미지가 펼쳐지고 감독의 내레이션이 함께 이어진다. 그 내레이션은 걸그룹 ‘김시스터즈’가 아닌 60년 전 서양에서 한국 여성으로 살았던 숙자, 애자, 민자 언니들에게 영어로 쓴 편지이다. 프랑스에서 유학 시절을 보낸 감독은 자신이 ‘아시아 여성’으로 아주 단순하게 분류되는 사회에서 복잡한 권력관계를 파악해 나간다. 서양에서 찾은 아시아 여성들의 기록과 자신의 경험을 실마리 삼아 쓴 편지는 1959년과 현재를 넘나들고, 다양한 소재와 공간을 드나들지만, 여전히 연결된 공통의 장을 펼쳐 낸다. 치파오를 입고 트위스트를 추거나 기모노를 입고 영어 노래를 부르는 무대 위 ‘김시스터즈’는 서양 남성이 아시아 여성에게 기대할 만한 대중적 이미지를 소화해야 했다. 이 이미지는 무대에 선 사람에 대한 무지가 아닌, 무시에서 만들어졌을 테다. 감독은 아시아 여성으로서 서양이라는 배경에 있을 때, 60년 전 무대 위 ‘김시스터즈’처럼 여전히 ‘미스터리’한 이미지로 공유되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언니’들이 무대 아래에서 느꼈을 격차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오늘의 현실을 영화를 통해 좀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이 영화는 60년 전 숙자, 애자, 민자 언니들에게뿐 아니라 비슷한 관계에 놓인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는 편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강혜민 / 서울독립영화제2021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