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국내초청(장편)

박종필 | 2007 | Documentary | DV | Color | 120min (CJIP 지원작)

SYNOPSIS

마냥 이러고 살 수는 없잖아요. 지금은 춥고 좀 있으면 겨울이 닥쳐오잖아요.
그러면 진짜 그땐 환장하는 거예요.
오갈 데 없죠. 잘 데 없죠. 밥이야 어디서 한두 끼 얻어먹는다고 하지만
사는 게 아니라 지옥이야, 지옥!

사회에서 나를 왜 내밀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진짜!

그나저나 오랜만입니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는 안 그래야지 했는데,
어떻게 또 선생님을 뵈니까 마음이 서글프네요.
좋은 꼴로 보여줘야 되는데 이런 꼴을 보여줘서…….

제발 좀 올바른 얘기를 써주라. 뭐, 알고나 있냐?
나는 정말 니가 찍은 게 제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
알아야 돼. 세상 사람들이 알아야 돼!

DIRECTING INTENTION

실직노숙인 - 98년 여름 서울역에서 다큐작업을 하면서 만났던 형들. IMF관리체제 하에서 주거가 불안정하고 의지할 가족이 없었던 저소득, 저학력 빈곤계층은 실직과 동시에 노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007년, 10년이 지났다. 내가 만났던 대다수의 형들은 거리에서 생을 마감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1년에 300명 이상의 노숙인이 죽어가고 있다.
일을 해도 가난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DIRECTOR
박종필

박종필

1998 <한국, 1년의 기록 - 실직노숙자>

2000 <끝없는 싸움 - 에바다>

2002 <장애인이동권투쟁보고서 - 버스를 타자!>

2003 <노들바람>





STAFF

연출 박종필
조연출 김이진희
각본 박종필
촬영 박종필, 안창영
편집 박종필, 안창영

PROGRAM NOTE

아파트값과 땅값이 치솟아, 집이 삶의 안락함을 제공하는 주거 공간이 아니라 투기와 장사의 대상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평생 집한채 갖기도 어려운 서울. 우린 서울 시내의 지하철역과 공원 등지에서 수많은 노숙인들과 마주친다. 그들의 모습은 대규모 실직 광풍이 불었던 10년전 IMF 당시보다 더욱 초췌해 보인다. 잠시, 추운 겨울엔 그들이 어디가서 쉼을 청할 수 있을까? 궁금하지만 그냥 지나치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박종필 감독은 1998년부터 <IMF 한국, 그 1년의 기록 - 실직노숙자>(1999)라는 작품으로 IMF 시기 서울역 노숙인들의 모습을 담아왔다. IMF 시기가 마무리되고, 그로부터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거리의 노숙인들은 줄어들지 않고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감독은 10년전 만났던 4명의 노숙인들의 행방을 찾아 보지만, 끝내 그들의 모습을 볼 수는 없다. 대부분 거리에서 죽어간 것이다. 국민소득 2만불을 넘어서야 한다고 외치는 정부와 관료들에게 집을 잃고 거리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이 작품은 지난 10년간 도시빈민과 노숙인에 대한 정책이 한치의 발전도 없이 그대로 머무르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나름의 꿈과 희망을 갖고 노숙인 단체의 도움으로 자활을 모색하는 쪽방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집이 있어야 하며, 인간답게 살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영화는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7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