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본선 단편경쟁

박찬우 | 2021 | Fiction | Color | DCP | 33min 20sec (E)

SYNOPSIS

국가유공자 영춘의 생애 마지막 꿈은 호국원에 묻히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그에게 묻힐 땅을 허락하지 않는다.

DIRECTING INTENTION

2019년 할아버지의 발인식에서 할아버지의 관에 묶인 태극기를 고치며 나눴을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말 없는 대화가 궁금했습니다. 내 가족에게만큼은 자랑스럽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 그리고 가족 간의 오해. 그 간극 속에 존재하는 말하지 못한 가족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1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심사위원상
2021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
2021 제2회 합천수려한영화제

DIRECTOR
박찬우

박찬우

2020 다섯식구

STAFF

연출 박찬우
제작 김성준
각본 박찬우
촬영 전상진
미술 진현정
스크립터 장병기
분장 김동하
출연 김삼일, 박일용, 김금순, 류한빈

PROGRAM NOTE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상이군인으로서 명예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영춘. 그런 아버지를 뒷바라지하며 자식을 챙기고자 아등바등 살아가는 아들 정대와 그의 아내 윤자,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하는 작은 동네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발 디디고자 하는 손녀딸 다윤까지. ‘국가유공자’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소재의 희소성이나 자극적인 사건에 기대지 않고, 3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와 애증으로부터 유발된 부자간의 갈등을 내밀하게 다룬 작품이다. 호국원에 묻힘으로써 국가와 주변인 그리고 가족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삶을 인정받고 자식들을 경제적으로 돕고 싶은 영춘은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듯 막연한 희망으로 ‘안장 대상 심사’ 결과를 기다린다. 하지만 정대는 유공자로서 아버지가 가진 자부심과 영예에 대한 고집이 미련스럽고 버겁게 느껴질 뿐이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살다 간 부모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마음에 맺힌 모진 말을 던졌던 아들은 쉽사리 아버지를 떠나보내지 못한다. 박찬우 감독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 속 가족들과 부대끼는 낯설지 않은 순간들을 지나친 설명이나 과장된 표현 없이 풀어낸다. 이에 정제된 화면 구성과 원로 연극인 김삼일을 비롯한 출연진들의 소박하지만 진정 어린 연기가 시너지를 내어, 최근 대구에서 활동하는 영화인들과 그들이 제작하는 독립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안지은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