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포유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본선 단편경쟁

김일현 | 2021 | Animation, Experimental | Color | DCP | 6min 30sec (E)

SYNOPSIS

지금부터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바로 '당신을 위한' 굿입니다.

DIRECTING INTENTION

여러분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푸닥거리 한판 크게 벌여 봅니다.

FESTIVAL & AWARDS

2021 런던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21 원주옥상영화제
2021 볼튼국제영화제
2021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
2021 제25회 판타지아국제영화제
2021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DIRECTOR
김일현

김일현

2010 88만원
2012 마법을 쓰지 않는 마법사
2018 지옥문

STAFF

연출 김일현
음악 신창열
안무 유선후
소리 오단해

PROGRAM NOTE

“고단한 삶이 보다 평온해지도록 푸닥거리 한판 벌여 봅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멘트처럼 자막이 화면 중앙에 비친 후 한판 굿거리 춤이 벌어진다. 여느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춤을 표현한 이미지는 무당 형태를 한 덩어리진 색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까닭에 실험적이라는 인상이 든다. 굿이란 게 그렇다. 이승과 저승, 산 자와 망자 등을 경계로 가르지 않고 자유롭게 교차하며 모든 세계와 존재를 섞는 면모를 가지고 있다. 영화 제목의 ‘굿’부터가 중의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푸닥거리로서의 ‘굿 gut’과 그것을 공연으로 즐기는 ‘굿 good’의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흑백의 이미지로 시작하는가 싶던 굿이 곧이어 배경을 현란하게 바꿔 가며 다양한 색의 춤으로 변주되고, 굿거리 또한 징과 장구 같은 민속 타악기에 전자음악이 끼어들면서 이질적인 요소들이 하나의 틀 안에 무리 없이 녹아든다. 그래서 화면 중앙에 긴 선처럼 일정 공간에만 존재하던 춤사위가 시간을 더할수록 마치 수백 마리의 나비처럼 개별 요소로 뻗어 나가며 화면 전체를 장악한다. 결국, 굿이란 건 어떻게 바라보느냐 시각의 문제이다. 신명 나게 펼쳐지던 굿은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화면의 틀을 무대 개념에서 눈(目)의 동공으로 옮겨 간다. 글 서두에 언급한 자막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지금부터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당신을 위한 굿입니다.” 당신은 굿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