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각 소나타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본선경쟁(단편)

김지영,니나가와 스미무라 | 2010|Documentary|Color|HDV|73min30sec

SYNOPSIS

두 침략이 있다. 그 첫째는 500여년전, 서양이 일본에 화승총을 전래했을 때 선교사들에 의해서 수행되었고, 그 둘째는 400여년 전의 임진왜란, 즉 일본이 조선을 공격해들어왔을 때 일어났다.
당시 유럽은 남아메리카에서 찾아낸 꿈의 보고(寶庫), 은광을 파낼 막대한 노동력, 즉 노예가 절실히 필요했다. 두 침략은 여기서 하나로 어우러져 하나의 숨겨진 역사, 즉 '노예사냥'이라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누군가 이 대목에서 에콰도르의 대통령의 이름이 라파엘 '코레아(Correa)'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은 없는가? 혹은 누군가 임진왜란 당시 참전했던 다이묘들 중 많은 수가 기독교도였던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은 없는가?
여기, 한 남자가 고대의 소라 악기 나각을 찾는 여행을 떠난다. 그 여정에서 한국과 일본, 그리고 기독교에 얽힌 진실을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그렇다. 그 모든 것들은 무기와 악기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DIRECTING INTENTION

과거를 향한 우리의 눈은 몽매함에 싸여있고 현재를 향해 우리의 눈은, 애써 몽매함을 가장한다.
터부를 내면화한 마음은 용서하기 힘든 자신과 싸우고, 터부를 거부한 마음은 타협하기 힘든 현실과 싸운다. 두 마음이 한 영화에서 만났는데, 결과는 대폭발이다.
나는 바늘로 심장을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하지만 나는 우리 내부의 목소리에서 용기를 얻었다. 이청준의 소설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가 영화를 완성할 희망을 주었다.

FESTIVAL & AWARDS

2010 제6회 루마니아국제영화제

DIRECTOR
김지영

김지영

2007 선거, 일본의 경우
2008 남자한테 채여서 시코쿠라니, 오핸로, 걷는 젠

니나가와 스미무라

니나가와 스미무라

2007 선거, 일본의 경우
2008 남자한테 채여서 시코쿠라니, 오핸로, 걷는 젠

STAFF

연출 김지영, 니나가와 스미무라
제작 니나가와 스미무라
각본 김지영
촬영 김지영
편집 김지영
음향 김지영
음악 이지현
출연 니나가와 스미무라, 김지영, 이영숙, 김아란, 정미영

PROGRAM NOTE

<나각 소나타>는 독특한 인물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면서, 역사와 세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이다. ‘호라가이’를 불며 일본의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니나가와 스미무라는 호라가이가 한국(조선)의 ‘나각’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나각’의 근원을 찾아 한국을 찾는다. 니나가와는 종교와 역사, 복지 등에 대해 일반적인 시선과는 다른 자신만의 확신에 찬 사실들을 카메라에 이야기한다. 니나가와는 <나각 소나타>의 감독이다. 그는 감독이면서 인터뷰이이며영화의 주인공이다. 또다른 감독인 김지영은 인터뷰어이면서, 작품의 화자이다. 흔히 볼 수 없는독특한 구성. 두 명의 감독은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로 역할을 분명하게 나눠 대화를 주고 받는 만담같은 구성으로 임진왜란과 나각에 둘러싼 자신들의 견해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나각과 호라가이, 임진왜란과 분로쿠 게이초(文祿慶長)의 난. 이순신과 기독교도인 일본의 장군 사이. 두명의 감독인 니나가와와 김지영의 사이. 이렇게 대비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의 여부가 더욱 궁금해지는 가운데, 질문하고 대답하며 때론 옥신각신하는 두 감독의 사이가 더욱 궁금해진다. 영화는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형식의 낯설음과 함께 혼란스러운 사실들을 너무도 확신에 차서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물과 역사 그리고 미지의 여행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10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