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보리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특별장편

김진유 | 2018| Fiction | Color | DCP | 110min (K,E)

SYNOPSIS

‘소리를 잃고 싶다.’
바다마을에 사는 열한 살 소녀, 보리의 고민이다.
보리는 가족 중 유일하게 들을 수 있다.
왜 나만 가족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을까? 의 생각이 점점 깊어지는데...

DIRECTING INTENTION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시간을 지난다.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럽고 모두가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왜 나만 다를까. 나도 가족들과 같아지고 싶다.”
<나는 보리> 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들 속에서 혼자만 들을 수 있는 열한 살 소녀가
그 혼란스러운 시간을 통과하는 이야기다.
자신이 가족들과 신체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 보리.
그래서 조금 이른 사춘기가 온 소녀…..
보리가 그 시간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로가 되길 바란다.

FESTIVAL & AWARDS

2018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DIRECTOR
김진유

김진유

2014 <높이뛰기>

 

STAFF

연출 김진유
제작 김진유
라인PD 조남현
각본 김진유
촬영 서종욱
편집 이도현
조명 박정희
음악 최만선, 최용철
미술 신선화
출연 김아송, 이린하, 곽진석. 허진아

PROGRAM NOTE

소도시 바닷가 마을에 사는 11살 소녀 보리는 청각장애인 가족 중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다. 말로 하는 대화는 없지만 엄마, 아빠, 남동생과 끊임없이 수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이해 한다. 늘 밤배를 타야 하는 아빠는 햇살이 환한 낮에 잠에서 깨어 보리와 낚시를 하며 옛날이 야기를 들려준다. 이 조용한 영화는 오히려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의미를 전달할 때 짓는 상대방의 표정, 그 순간의 햇빛과 지저귀는 새소리, 물건에서 나는 딸그락거리는 소리, 저 멀리 들리는 정겨운 소음. 말이 없을 때 귀는 더 작은 소리를 향해 열리고, 눈은 이미지가 담고 있는 풍부한 결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거기에 촉각과 미각까지 동원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영화는 오감을 동원하여 세상을 새롭고도 낯설게 느끼게 해준다. 왁자지껄한 도시가 아니라 작고 조용한 마을이 주는 안락함이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들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온다. 이런 일상 속에서 보리의 마음속에 작은 파문이 인다. 어느 날 문득 가족 사이에서 자신만 외톨이가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밖에서는 말로 사람들과 소통하다가 온전히 수화로만 대화를 나누는 가족을 보면서 ‘소리를 잃고 싶다’는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짜 소리를 잃어보기로 결심한다. 잠깐 소리를 잃은 채 생활하는 동안, 보리는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많은 부조리함을 경험한다. 영화는 청각장애인 가정을 결코 연민을 가지고 그리지 않는다. 다르기에 멋져 보이는 개성적인 이 사랑스러운 가족이 전해주는 따사로움이 영화 내내 살아 숨 쉰다.

정민아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