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달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장편 쇼케이스

이영아 | 2021 | Fiction | Color | DCP | 111min 3sec (E)

SYNOPSIS

민희는 남편 경치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가 살고 싶어 했던 고향 제주에 몇 가지 수수께끼를 가지고 온다. 그가 원했던 한 전원주택에 짐을 푼 민희는 이웃인 목하와 그녀의 스무 살 아들 태경을 만난다. 당당하고 멋진 목하에게 호감을 느끼는 동시에 태경에게는 특별하고 이상하게 신경이 쓰인다. 이들의 정체를 알게 된 민희는 격랑에 휩싸인다.

DIRECTING INTENTION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아 있는 우리들에게.

FESTIVAL & AWARDS

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이영아

이영아

2010 레미제라블2011
2011 한끼의 식사
2015 보일러
2015 아들

STAFF

연출 이영아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
각본 이영아
촬영 이주환
편집 이영아
조명 장덕재
음악 표창훈
미술 박지나
프로듀서 김경수
출연 유다인, 조은지, 하경

PROGRAM NOTE

파도치는 바다 앞에 비장하게 선 남자, 얼마 후 그는 세상을 떠났다. 민희는 남편이 돌아가고 싶어 했던 고향 제주로 내려간다. 왠지 <환상의 빛>이 떠오른다. 여자가 바닷가 마을로 가는 것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두 영화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남편의 죽음이 자살인지 사고인지, 왜 죽음을 택했는지 답을 안겨 주지 않는 고레에다의 영화와 달리, <낮과 달>은 이런저런 사연의 모음집을 슬쩍 제시한다. 그리고 어둡지 않게, 의외의 톤으로 전개된다. 영화에서 웃음기가 삐져나온다면 놀랄 일일까. 우연한 행보는 운명처럼 엮인 사람들에게로 민희를 이끈다. 남편의 오랜 친구, 이웃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목하, 인디 싱어송라이터 태경과의 만남이 그러하다. 낮에 나온 달을 보면서 우리는 문득 신기한 기분 정도를 느끼겠지만, 그건 어쩌면 달이 주변에서 내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야메로 요가를 가르치는 여자와, 좀 쉬었으나 체대 출신인 여자가 힘으로 결판을 내는 첫 번째 클라이맥스에서 크게 웃었다. 누군들 삶을 쉽게 양보하겠나, 게다가 먼저 떠나간 남자가 미워서라도 말이다. 이어지는 두 번째 클라이맥스인 바닷가 장면은 실로 아름답다. 제주도를 예쁜 경치로만 이용하는 여러 영화들 사이에서, <낮과 달>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비운의 전기인 <이어도>를 경쾌하게 탈바꿈한 발군의 연출력을 주목할 만하다.

이용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