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의 정원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해외초청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 Thailand | 2007 | Fiction | HD(BETA) | Color | 7min

SYNOPSIS

이 영화는 빅투와르 드 카스넬란느 의 보석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보석들은 여러 가지 독을 품은 야생화들과 식충식물들을 떠올리게 하지만, 기술적 움직임 속에 숨겨져 있다. 영화의 이미지들은 이 보석들의 극단적인 클로즈업 숏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는 야생란 뿌리, 벌레들, 여러 생물체들로 가득 찬 감독의 어머니의 정원에 대한 헌사이다.

DIRECTOR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STAFF
PROGRAM NOTE

영화가 시작되면 현란한 빛을 발하는 형형색색의 기이한 물체 혹은 움직임들이 화면 가득 들어찬다. 어린 시절 색색의 구슬에 비쳐보던 세상 같기도 하고, 촉수를 꿈틀거리며 물속을 부유하는 작은 생명체의 움직임 같기도 한 그 낯설고 기이한 이미지들은 한 낮의 꿈처럼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에너지로 충만하다. 아핏차퐁이 크리스찬 디오르를 위해 만든 이 실험적인 단편은 형형색색의 보석 단면의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그로부터 파생된 감독 자신의 개인적 기억을 담고 있다. 현미경처럼 보석 안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카메라 렌즈에 비친 이미지들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고 그것은 야생란과 곤충을 비롯한 온갖 생명체로 가득 차 있던 어머니의 정원 풍경으로 확장된다. 살아있는 생명처럼 꿈틀거리며 위를 향해 계속해서 뻗어나가며 자취를 만드는 가는 선, 커다란 창문 너머 울창한 정원을 배경으로 선 어머니의 실루엣 위로 자라듯 뻗어 나오는 가늘고 하얀 선. 그 이미지들의 반복은 자체로 독특한 리듬감을 만들며 끊임없는 운동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사물의 표면으로부터 확장된 개인의 기억, 또는 영화적 운동의 시각적 경험.

모은영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