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곤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선택단편

박미선 | 2016 | Fiction | Color | MOV | 33min 28sec

SYNOPSIS

현정은 시어머니가 치매라는 사실을 알지만, 남편에게 얘기하지 않는다. 예지는 엄마가 담배피는 모습을 목격하지만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한다. 현정이 연극 연습을 다니며 일상을 벗어나는 동안 예지는 엄마의 담배를 친구에게 가져갔다 학원선생에게 걸리고 만다. 예지의 아빠, 영남은 그것이 예지의 담배라고 생각해 그녀를 혼내지만, 현정은 그 앞에서 그 담배가 자신의 것이라 말하지 못한다. 마음이 복잡해진 예지는 할머니를 찾아가지만 아무얘기도 못하고 엉뚱한 질문만 던진다. 그렇게 예기치 않은 상황들에 예지가 무력감을 느끼던 중, 할머니가 사라진다.

DIRECTING INTENTION

가족 안에서의 여성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엄마’가 아닌 그들의 원래 이름을 돌려주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박미선

박미선

2012 <버스>

2013 <지구 한 바퀴>

2014 < LOST >

STAFF

연출 박미선
조연출 박나나
각본 박미선
촬영 윤재상
편집 박미선
음악 윤요셉
사운드 개화만발
출연 김수영, 김영선, 오창경, 김유진

PROGRAM NOTE

엄마가 담배를 피운다. 이 문장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 아니, 엄마라는 사람이? 또는 그러거나 말거나 등등 의견은 다양하겠지만, 그런 엄마를 부모로 둔 중학생 딸의 입장이라면 어떨까? 예지(김수영)는 방과 후 집으로 돌아와 엄마를 찾다가 안방 화장대에서 마는 담배를 발견한다. 이것이 무엇일까 궁금해 담배를 피우는 친구 혜연(김유진)에게 물으러 갔다가 현장에서 우연히 아빠(오창경)에게 발각된다. 이에 아빠의 추궁이 이어지고 집에 돌아온 엄마는 어찌할 줄 몰라 한다.
<마더곤>에서 엄마의 문제(?)적 행위는 엄마 자신의 삶, 즉 개인의 정체성 찾기를 의미한다. 담배뿐 아니라 엄마는 남편 시중들랴, 예민한 중학생 딸 뒷바라지하랴, 따로 사는 시어머니 수발까지 들랴, 몸이 두 개라도 감당하기 힘든 와중에 헨리크 입센 원작의 <인형의 집> 연극 무대 연습에도 한창이다. 그와 다르게 아빠는 전형적인 가부장이다. 집안일에 별 관심 없으면서도 문제가 생기면 아내에게 그 책임을 모두 뒤집어씌운다. 영화의 첫 장면, 예지는 혜연에게 “만약에 엄마와 아빠가 이혼한다고 하면 누구한테 갈 거냐?” 묻는다. “둘 다 필요 없는데”라는 답변에 예지는 놀라지만, 영화의 말미에 이르면 이를 이해하는 듯하다. 정말로 부모님이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그들 각자의 삶, 특히 엄마의 개인 생활을 지지하겠다는 의미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1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