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제주•데이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본선 단편경쟁

강희진 | 2021 | Animation, Documentary | Color+B/W | DCP | 14min 5sec (K)

SYNOPSIS

한국의 하와이라 불리는 제주도에는 해방 직후 미군정의 통제하에 ’4.3’이라 불리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당시 섬 전체 인구 약 10명 중 1명꼴로 희생되었다. 대량 학살의 광풍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들이, 70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날의 기억을 애니메이션으로 증언한다.

DIRECTING INTENTION

관광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 제주에는 약 70여 년 전 ‘제주 4.3’이라 불리는 국가 폭력으로 자행된 민간인 학살로 인해, 가족과 이웃을 잃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강압하는 군경과 저항하는 무장대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민간인들. 특히 이념과 상관없이 엄마 손을 찾던 아이들이, 눈앞에서 가족을 상실한 후 70년의 세월이 흘러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못한 제주 4.3의 정명(正名) 문제는, 현재도 대립하는 이념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상실을 겪은 이들의 삶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다만 70여 년간 발화되지 못한 말들을 귀담아듣고, 그들이 목격한 것을 그림으로 옮겨 담으며, 주름진 어린 손을 가만히 카메라로 응시한 채 시간을 거슬러 본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1회 전북독립영화제
2021 제63회 지네비국제영화제
2021 제19회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2021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1 제17회 인디애니페스트
2021 제4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2021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
2021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21 제25회 인디포럼
2021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DIRECTOR
강희진

강희진

2012 할망바다
2016 꽃피는편지

STAFF

연출 강희진
제작 강희진
각본 강희진
촬영 강희진
편집 강희진
음악 제주학연구센터
출연 고완순, 김부자, 문정심, 양아홍, 정경순

PROGRAM NOTE

초록 기운이 넘실거리던 제주도에 해안선으로부터 5km 이내의 통행을 금지하는 빨간 점선이 그어지고, 쏟아지는 총성과 함께 핏빛 화면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그네를 타거나 바다 고둥을 잡으며 놀던 어린아이들은 70여 년이 넘는 세월을 흘려보낸 뒤 카메라 앞에 붓을 들고 앉아,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하지만 한시도 잊을 수 없는 제주 4.3의 현장을 떠올린다. 생존자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과 그들이 어렵사리 꺼내 놓는 구체적인 증언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결합하여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국가 폭력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비애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또한 미군이 제작한 필름과 4.3 위령제 및 UN 인권 심포지엄과 같은 다양한 영상 기록물들을 통해,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과 같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를 상기시킨다. 강희진 감독은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와 강압적인 군경 토벌대의 무력 충돌 속에 사랑하는 가족과 정다운 이웃들을 한순간에 잃어야만 했던 제주도의 참담한 비극을 실제 기록과 시청각적 상상력을 더하여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특히 제주 전래 민요를 따라 피해자의 혼을 불러들인 태양이 학살터에 선 증언자 위로 따스하게 햇볕을 내리쬐는 장면은, 단순한 역사의 기록을 넘어서 죽은 이를 위로하고 살아남은 이의 상처를 치유하며 평화와 회복의 발걸음을 시작하려는 이 영화의 목표를 명확하게 보여 준다.

안지은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