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던 날의 기억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단편애니메이션초청

김준 | 2009|Animation|Color|DV|4min 8sec

SYNOPSIS

햇빛이 빛나는 봄, 길 위의 사람들.

DIRECTING INTENTION

길 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바를 나누지 않는다.

FESTIVAL & AWARDS

2009 제5회 인디애니페스트

DIRECTOR
김준

김준

2003 < 내 친한 친구와의 가벼운 친밀감 >
2007 <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공간감 >

STAFF

연출 김준
제작 김준
각본 김준
촬영 김준
편집 김준
미술 김준
음향 정용준

PROGRAM NOTE

다 닳아서 색이 바랜 사인펜으로 백지 위에 그린 그림처럼 <반짝이던 날의 기억>은 엷고 가벼운 터치로 거리의 분주한 풍경과 바쁘게 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터치는 한가로운 풍경과 정서를 담아내기에 적합한 스타일로 보이지만 오히려 역동적인 거리의 풍경을 과감한 움직임으로 포착한다. 여기에 타악기풍의 음악이 공명을 울리고 도시의 소음이 바쁜 도시의 이미지를 시각, 청각화한다. 사람들은 무언가에 쫓기듯 대화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무표정하며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다. 아마 김준 감독의 시선에 포착된 도시의 느낌이 이렇지 않았을까? 햇빛이 반짝이는 봄이 와도 그 따사로운 햇볕을 느끼지 못하고 무표정하게 제 갈길을 가는 표정들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스쳐지나는 수많은 날들 중에 하루 일 것이다. 감독은 문득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을 멈춰 세우고 싶은 듯 횡단보도의 신호등을 오랫동안 비추면서, 거기에 멈춰 선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신호등 앞에 잠시 멈춰 선다고 해서 그들의 일상이 멈추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게라도 따스한 봄날의 햇살을 함께 느껴보고 싶어 하는 듯하다. 현란한 색채와 강화된 이야기로 독립 애니메이션의 세계가 날로 진화하고 있는 거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 일상의 미시적인 영역을 비쳐내고 있는 작품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문을 갖게 하는 요즘. <반짝이던 날의 기억>은 여백의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의 동선을 빠른 카메라 움직임으로 따라 잡으면서, 스쳐지나간 어느 순간을 잠시 돌아보게 해준다. 낮게 쿵쿵거리는 음악 역시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09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