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니싱 포인트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해외초청

자크라왈 닐탐롱 | Thailand, Netherlands | 2015 | Fiction | Color | DCP | 100min

SYNOPSIS

한 젊은 기자와 모텔을 운영하며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 중년 남성의 과거와 현재를 이미지와 내러티브의 세련된 조합으로 담아내며 올해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44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타이거상

DIRECTOR
자크라왈 닐탐롱

자크라왈 닐탐롱

STAFF

Director Jakrawai Nilthamrong
Producer Chatchai Chaiyon
Screenwriter Jakrawai Nilthamrong
Cinematography Phuttiphong Aroonpheng
Editor Jakrawai Nilthamrong
Cast Ongart Cheamcharoenpornkul,
Drunphob Surlyawong, Chalee Choeyal

PROGRAM NOTE

영화는 참혹한 교통사고 현장으로부터 시작된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자동차와 그 사이 유혈이 낭자한 채 널부러진 육체들. 영화가 초반부터 제시하는 이 진짜 이미지들은 순간 윤리적인 불편함까지 자극한다. 누군가의 참혹한 사고 혹은 죽음의 진짜 이미지를 영화가 인용한다는 것은 정치적 올바름의 문제를 야기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 영화의 감독노트에서 흥미로운 내용이 발견된다. 이 사진들은 감독 부모님이 30여 년 전에 당한 사건 현장의 이미지임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전도유망했던 태국의 장교와 그 가족들에게 불현듯 닥친 사고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철저하게 바꿔버렸다. 감독은 성장하는 내내 그날의 사고 이미지들(신문들)을 지니고 살았으며, 그날이 아니었다면 자신의 삶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거나 혹은 지금의 모습이 그날로부터 연원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자각하며 성장했다. 이 영화 <배니싱 포인트>는 이렇듯 감독이 실제 경험했던 사건과 기억들, 그리고 그가 영화화 과정에서 상상하게 된 픽션의 요소들을 복잡하게 엮어낸 작품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선형적인 사건과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의 비극으로 치닫게 될 두 남자의 일상적 삶의 파편들을 마치 콜라주처럼 엮어낸다.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극적인 순간. 감독은 그것을 카르마라고 믿는다. 극과 논픽션의 경계를 절묘하게 혼합하고 있는 이 작품은 거친 핸드헬드의 카메라 워크를 통해 삶의 불안함을, 또 때로는 숨막힐듯 정적으로 고정된 카메라를 통해 마치 변화할 것 같지 않은 삶의 우울하고 적막한 순간들을 담아낸다. 올해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정지연/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