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훈의 하루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특별단편

이희준 | 2018| Fiction | Color | DCP | 16min 5sec (E)

SYNOPSIS

오염강박,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병훈은 남들에겐 별일 아닌 숙제를 전쟁처럼 치러낸다.
그 하루 끝에 승패를 떠난 진짜 선물이 있었다. 늘 가지고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이대로도 감사하다.

DIRECTING INTENTION

공황장애, 강박장애로 ‘나만 이상하다. 나만 괴물이다’란 생각으로 혼자만의 감옥에 갇혀만 가는 이들에게 ‘괜찮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8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2018 제18회 릴월드 영화제 최우수단편상
2018 제22회 밴쿠버 아시안 영화제
2018 제38회 아틀란틱 국제영화제
2018 제17회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
2018 제17회 마이애미 단편영화제
2018 제13회 올랜도 영화제
2018 제3회 런던아시아영화제
2018 제10회 루이스빌 국제영화제
2018 제7회 토론토 한국영화제 관객상
2018 제13회 파리한국영화제
2018 제12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2018 제19회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
2018 제5회 가톨릭영화제
2018 제5회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 장려상
2018 제8회 고양스마트영화제
2018 제1회 시네마디지털경남

DIRECTOR
이희준

이희준

 

STAFF

연출 이희준
제작 박경원
각본 이희준
촬영 박병규
편집 송지선
음악 김태성
미술 김지아
출연 이희준, 권소현, 장영남

PROGRAM NOTE

병훈은 아침에 일어나 강박적으로 이불을 정리하고 손을 박박 씻다가 전화를 받는다. 발신인 표시에 병원이라고 뜨는 상대방은 이렇게 말한다.“오늘 숙제는 백화점에 가서 맘에 드는 옷을 사오는 거예요. 사람 많은 데 가서 사 오셔야 해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옷 한 벌 사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 병훈은 명동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난관이다. 타인의 손에 든 음식이 자신의 옷에 묻을까 불안하고 툭 치고 지나가는 사람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버스에 올라타서는 남의 손때가 묻은 손잡이를 잡을 생각에 신경이 곤두선다. 이미 명동에 도착해서는 병훈의 몸에 땀이 한 바가지다. 오염 강박, 공황장애를 앓는 병훈에게는 잠이 깨서, 잠에 들 때까지 순간순간이 전쟁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으로 불리한 조건은 스스로 잘못해서 얻은 게 아님에도 병훈은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강박증이 있거든요. 죄송합니다” 사과의 말을 한다. 그럼 병훈은 ‘다른’사람인가? 영화는 가까스로 ‘숙제’를 완료한 병훈이 사람 많은 명동 거리에 자연스럽게 스며 들어가는 전경 장면을 통해 결코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병훈은 결코 잘못한 게 아니다. 이는 혼자만의 감옥에 갇혀 고군분투 중인 온 세상의 ‘병훈’을 향한 이 영화의 응원의 목소리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1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