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안세훈 | 2007|Fiction|HD|B&W| 24min 30sec

SYNOPSIS

어느 늦은 가을 밤. 한 소녀가 길을 떠난다.
소녀의 하룻밤을 통해, 우린 성장의 한 순간을 본다.

DIRECTING INTENTION

내게 있어 성장은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것들을 포기하는 과정이었다.
세상이라는 공간으로 진입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버려야만 하는가.
그리고 나는 그 세상 어디 즈음에 서 있는 것일까.

FESTIVAL & AWARDS

2007 인디포럼

DIRECTOR
안세훈

안세훈

2004 <에밀레>

2006 <소년>

STAFF

연출 안세훈
제작 문필규
각본 안세훈
촬영 김종훈
편집 안세훈
조명 김종훈
미술 선솔지
음향 서명용, 문필규
출연 윤주연, 김지혜, 공은하

PROGRAM NOTE

'성장 :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사전에 명시된 정의처럼 우리의 '성장' 이란 것도, 그저 몸집이 불어나는 것이 전부라면 얼마나 명쾌할까. 청소년기를 자니도 매 순간 정체와 위축을 반복해 가는 우리들의 성장은 시큼하기까지 하다.
두 소녀가 있다. 소녀들은 늦가을 어두운 밤, 미로 같은 골목을 배회한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그들이 걷는 어둡고 가파른 골목은 결말을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와 닮아있다. 소녀들에게 밝고 따뜻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너무 멀다. 그저 오늘과는 달라질 내일을 그려보는 것이 더욱 희망적이다. 성장이란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것들을 포기하는 과정아리고 감독은 말한다. 포기할 수밖에 없는 대상에 대한 미련과 애틋함, 그리고 포기 후에 찾아올 두려움은 두 소녀가 처한 상황에서 은유적으로 드러난다.
아침이 밝는다. 한 소녀는 남아있고, 한 소녀는 길을 떠난다. 어쩌면 이 둘은 동일한 소녀일지도 모른다. 길을 떠나는 소녀는 그녀 안의 수많은 자아, 그 중하나를 포기하고 길을 건넌다. 걸을 건너는 그녀의 행보는 어쩌면 상징일수도, 정체일수도 혹은 위축일수도 있다. 그녀 뒤로 거칠게 울려대는 자동차경적소리, 불안한 그녀의 출발에 작은 응원을 보내고 싶다.
<사과>는 여성감독의 연출로 오해 할 만큼 감독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이지연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