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은 밤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단편)

윤호준 | 2013 | Fiction | Color | DCP | 7min

SYNOPSIS

여자와 남자가 나란히 앉아 있다. 사려 깊은 밤이다.

DIRECTING INTENTION

어쩌면 사랑이 찾아오는 순간은 정말 짧을지도 모른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윤호준

윤호준

2012 <원증회고>

2012 <넌센스 미션>

STAFF

연출 윤호준
제작 김종언, 신혜정
각본 윤호준
촬영 윤호준
프로덕션 디자인 김종언
편집 윤호준
조명 최기혁
녹음 유정서
출연 김영택, 김새벽

PROGRAM NOTE

<사려 깊은 밤>은 일상적으로 범할 수 있는 소소한 규칙 위반을 통해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열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넌 여자애가 통금도 없냐?”는 남자의 물음에 “어긴 건데…….”라며 수줍게 대답하는 여자. 이 두 사람의 관계 속에는 미지수를 찾지 못한 사랑의 방정식이 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아직까지는 양방향 소통이 불가능한 일방통행이다. 여자는 다가서려고 하고 남자는 밀어내려 한다. 여자에게는 지금 이 시간이 머리와 가슴이 통제되지 않을 정도로 떨리는 순간이지만, 남자에게는 그저 부담스럽고 조금은 지겨울지도 모른다. 여자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녀는 용기를 내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담배 하나 타들어 가는 시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이제 영화는 여자의 고백을 들을 차례이다. 그러나 정작 영화가 보여 주고 싶어 하는 건 관객이 기대하고 있을 여자의 수줍은 고백이 아니다. 영화의 관심은 여자의 용기가 바꾸어 놓을 남자의 태도이다. 담배는 타들어 가고 여자의 말문은 막혀 버린 막막한 상황. 담배가 기적처럼 빨리 타들어 가는 속도와 여자의 속이 타들어 가는 속도는 정비례한다. 담배 연기의 무게가 절망의 무게가 될지 아니면 사랑의 무게가 될지, 그 정답에 대해서는 영화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야 어찌 되었든, 이 여자의 규칙 위반형 사랑 방식에 대해서는 긍정의 박수를 보내 주자.

이도훈/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