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하여-어부로 살고 싶다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장편)

이강길 | 2006|Documentary|DV|Color|75min | 최우수작품상 & 독불장군상

SYNOPSIS

2006년, 새만금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 그와 더불어 새만금 이야기는'뉴스'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주민들의 이야기는 아직까지 계속된다. 이강길 감독의 새만금 다큐멘터리 중, 세 번째 이야기인 <살기 위하여 - 어부로 살고 싶다>는 물막이 공사가 끝나기 직전까지 이어진 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정부와의 투쟁 현장을 따라간다.
새만금을 둘러싼 길고 험난한 정부와의 싸움 속에서 주민들은 서서히 갈라져간다. 해수 유통과 생존권 보장을 위한 금전적 보상이라는 두 해결책을 놓고 주민들은 둘로 나뉜다. 배를 가진 선주들은 금전적 보상을 받기 위해 협상을 하길 바라고,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왔던 어머니들은 해수 유통을 막기 위해 온 몸을 던져 투쟁한다. 하지만 정부는 어느 쪽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저 이러한 주민들의 갈등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결국 새만금의 물막이 공사가 끝나는 날은 다가오고 만다. 갯벌을 터전으로 함께 살아가던 사람들은 둘로 나뉘어 각기 다른 길을 간다. 한쪽은 갯벌을 막아버린 방조제 위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만세를 부르고, 다른 쪽은 그 아래서 울부짖는다. 단지 어부로 살고 싶은 그들의 권리는 결국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찢기고 부서졌다. 이는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영화는 우리에게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가 갈 곳이 없다. 우리는 한마디로 짓밟힌 것이다.”
새만금은 없었다. 단지 그 자리에 바다와 갯벌, 그리고 수많은 생명들과 사람들이 있었을 뿐이다. 바다와 갯벌에 대해서는 평생 바다와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어민들이, 진정한 전문가라 할 수 있다. 굳이 달력을 보지 않아도, 시계를 보지 않아도, 이미 그들 몸이 자연의 시계에 맞춰져 있었고, 전문 최첨단 장비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어느 곳에 가면 어떤 물고기와 조개들이 있는지 훤히 알고 있다. 단지 그럴듯한 학위와 화려한 언변이 없었을 뿐이다.
나는 바로 나 자신과 이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에게 같은 질문들을 던져보고 싶다. 이들의 평화로웠던 공동체가 서서히 파괴되어지는 것,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이며, 누구일까? 아무도 갯벌에 관심조차 없을 때, 그곳에서 묵묵히 살았던 어민들의 공동체가 누구를 위한 개발에 파괴당하는 것일까! 이것은 비단 새만금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FESTIVAL & AWARDS

2006 제10회 수원 인권영화제
2006 제3회 부안영화제
2006 제11회 광주인권영화제
2007 제4회 서울환경영화제
2007 인디포럼
2007 제11회 서울인권영화제
2007 제4회 EBS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DIRECTOR
이강길

이강길

2002 <어부로 살고 싶다 - 새만금 간척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

2004 <어부로 살고 싶다 - 새만금 핵폐기장을 낳다>

2005 <이라크에서 총을 버려라>

2005 <풍덩 세상 속으로>

 

STAFF

연출 이강길
프로듀서 이상엽
제작 이강길
각본 구성, 신지민, 나은아
촬영 이강길
편집 이강길
음향 허훈
나레이션 연영석

PROGRAM NOTE

이 작품은 오랫동안 새만금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면서 만든 <어부로 살고 싶다>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이다. 새만금 문제를 긴 시간 기록하면서 지역 어민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감독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생활을 같이하며 제작을 했기 때문에 주민들의 입장이 자연스럽게 담겨있다. 마무리 물막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어민들은 생계조차 막막한 상태에서 해수유통을 주장하며 반대 목소리를 외친다. 함께하던 사람이며 단체들도 대부분 떠나고 홀로 남은 어민들은 마지막 희망을 안고 대책위를 꾸려 공사 중단을 요구하지만 대책위마저 등을 돌리고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된다. 특히 대책위와 어민들의 내부 갈등은 쉽게 담아낼 수 없는 부분으로 오랜 관계를 통해 쌓인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방조제 공사이후 바뀐 환경 속에 조개를 캐던 어민의 죽음은 새만금공사가 가져다 줄 보이지 않는 재난의 예고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갯벌을 막으면 갯벌에 사는 생명들이 죽어가는 것을 가장 안타깝게 바라봐야 하는 어민들의 삶은 이후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기가 두려워진다.

김태일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