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여우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이유림 | 2007|Fiction|HD|Color|28min

SYNOPSIS

해고된 노동자, 박종모가 2년만에 회사로부터 복귀하라는 연락을 받는다.
별거중인 아내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옛 동료들은 자신들을 버리지 말라고 말한다.
이에 박종모는 회사로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사랑과 상처 때문에 망설인다. 망설이는 박종모에게 어느날 문득, 자신의 사랑과 상처를 기억하는 여기자가 찾아온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는 모름지기 살아가기 위해 어떠한 미덕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신의 생존 앞에서 사랑과 상처와 지켜야 될 미덕은 어쩔 수 없이 외면되고 포기하며 힘이 없어질 때,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혼동되고, 고민되며 성찰하게 되지만, 생존보다 강력한 것은 결코 없게 된다. 여기자가 박종모를 찾아갔을 때, 그녀는 생존 앞에서 힘겨워하고 있는 보통의 사람이다. 그녀는 박종모를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자가 박종모를 기억하는 로맨틱한 방식. 그것에 대한 비난 .이것은 로맨틱한 영화이다.

FESTIVAL & AWARDS

2007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2007 제11회 인권영화제
2007 인디포럼
2007 제6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07 제9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07 제8회 서울영화제
2007 Fukuok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DIRECTOR
이유림

이유림

2004 <유서>

2004 <거침없이 해피엔드>

2005 <크레인, 4도크>

2006 <낫시리아

STAFF

연출 이유림
제작 안혜윤
각본 이유림
촬영 신민재
편집 이영림
조명 민규식
미술 이은지
음향 개화만발스튜디오
출연 이규희, 오대환
조연출 엄세윤

PROGRAM NOTE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함께 했던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은 함께 복직되지 못하고, 선택적으로 몇 명만이 복직 통보를 받는다. <새끼여우>는 그런 상황 속에 갈등하는 주인공 박종모를 시종일관 흔들리는 카메라로 잡아낸다. 투쟁했던 모든 노동자가 함께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몇 명의 노동자만이 선택되어 공장으로 돌아가야 할때 그들의 기분은 어떨까? 오랜 투쟁 이후 승리도 패배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 놓인 그들의 삶은 어떨까?
영화는 이런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박종모는 파업투쟁 때 배운 카메라로 취미생활을 하며, 아내의 얼굴을 찍으려고 한다. 기나긴 파업에 지쳤을 아내는 카메라를 거부하지만, 못내 어색한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 박종모에게도 공장으로 복직되는 소감을 묻는 방송국 피디가 찾아온다. 투쟁에서 만났던 그녀지만, 이제는 직업인이 되어 노동자에게 카메라를 들이민다. 박종모는 카메라 앞에서 말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명분과 생존의 갈림길. 혹은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 사람들은 결국 여우처럼 생존의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지만, 그것은 그들이 여우같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이 그들에게 그런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유림 감독은 우리가 신문과 TV 혹은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던 파업의 현장이 아니라, 파업 이후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그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카메라는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표현함과 동시에 그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던 우리들의 시선이기도 하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7 집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