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흐림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단편경쟁

윤부희 | 2008|Fiction|Color|HD|17min 30sec

SYNOPSIS

오늘도 피곤한 하루를 시작하는 기복(32세)은 신문배달을 하던 중 취객한명을 도와주게 된다. 그때 취객에게서 지갑을 발견하지만, 기복은 그냥 그 지갑을 돌려준다. 상구(29세, 휴학생) 는 대리운전을 하던 중 정말 황당한 손님을 만나게 된다. 결국 돈 만원을 위해 손님의 뜻에 따르는 상구. 이들에게 일어났던 일상과도 같던 이 일들이 결국 예상치 못한 비극을 만들어 낸다.

DIRECTING INTENTION

가난한 삶의 일상에 스며있는 비극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삶, 피곤한 삶이 가지는 의미는 불행의 조건 혹은 과정이 아닐까? 설상가상의 우연이라고 말하지만, 더 많은 확률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어쩌면 그것은 점점 필연이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윤부희

윤부희

2004 <꿈꾸는 손짓 너머>
2005 <6번 출구>
2006 <즐거운 일요일>

STAFF

연출 윤부희
제작 박창훈
각본 윤부희
조연출 이지원
촬영 손진용
편집 손진용
조명 손진용
미술 소유진
음향 권오경
출연 민상철, 황현태

PROGRAM NOTE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소름끼치도록 가까운 나의, 혹은 내 이웃의 현실 앞에서 희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억지스러운 설정일 것이다. <서울은 흐림>은 그러한 설정을 배제한, 지극히 차갑고 흐리게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묘사한다. 사실 배경은 서울이 아니어도 충분하다. 이른 새벽부터 쓰레기를 뒤져 재활용품을 가져가는 할머니도, 돈 1만원에 취객의 모든 행위를 참아야 하는 대리운전 기사도, 매일 밤 털털거리는 오토바이로 신문을 배달해야 하는 신문배달원도 힘겹게 현재를 살아간다. 그러나 감독의 의도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감독은 가난한 자들에게 어쩔 수 없이 스며있는 불행과 비극을 보여주고자 한다. 영화는 서울의 새벽 혹은 밤 풍경을 보여주며, 시종일관 어둡고 흐리다. 그리고 어쩌면 하루하루 일상의 고단한 모습이었을 주인공들은 필연적으로 비극을 향해 나아간다. 결코 영화처럼 생각되어 지지 않은 이러한 비극은 위태위태하게 삶을 살아가는 이 곳 서울, 혹은 대한민국의 모습에 작은 한숨이 내쉬어진다. 그래서 여전히 서울은 흐림이다.

이현희/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운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