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풀을 뜯다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현실과 판타지

정원구 | 1999 | 16mm | Color | 18min

SYNOPSIS

소도둑들이 소를 잡아 먹는다. 하루 아침에 소중한 소를 잃어버린 목동! 목동은 뼈만 남은 자신의 소를 보며, 그래도 자신의 일을 계속 해나간다. 목동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소가 뼈만 남았더라도 목동의 자신의 일, 자신의 삶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희망적이거나 해피엔딩은 아닙니다.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처음에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것을 계속 유지하며 살 수만은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더라도 삶은 지속됩니다.결국 상실과 슬픔 고독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DIRECTOR

정원구

STAFF
PROGRAM NOTE

'... 자신이 키우던 소가 뼈만 남아 버렸다면....'이란 가정이 이 영화의 모티브이다. 소도둑들이 소를 잡아먹는다. 목동은 뼈만 남은 자신의 소를 보며, 자기의 일을 계속해서 해나간다. 목동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소가 뼈만 남아 버렸더라도 목동은 자기의 일, 자기의 삶을 지속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소 풀을 뜨다>는 소를 잃어버린 목동이 태연하게 자기 일을 해나가는 모습을 통해서 희망과 절망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 같은 모습의 삶의 양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목동의 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냥 살아가야함, 재미없는 삶 자체만이 있을 뿐인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러한 삶의 무덤덤함을 애니메이션적으로 실물 재료들이 가지는 음침함의 느낌을 위로, 핀이나 뼈 같은 날카로운/직선적인 느낌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다. 뼈무덤, 돌비석 등의 이미지, 핀 등의 차가운 느낌의 재료와 인물의 설정,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무서워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한 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