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장편

윤솔지 | 2015 | Documentary | Color | HD | 77min 26sec

SYNOPSIS

2014.04.16 세월호에서 잃어버린 304명의 희생자 중 단원고 2학년 4박 박수현 군의 버킷리스트에는 “공연 20회 하기 ‘A.D.H.D’ 기준”이 있었다. 남은 친구 3명이 선배 뮤지션들과 함께 수현이의 버킷리스트를 이뤄주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

DIRECTING INTENTION

내 옆에 지나가던 아이가, 언젠가 마주쳤던 사람이, 어쩌면 같은 지하철에서 자리를 놓고 경쟁했을 어떤 남자가, 또는 여자 304명이 어느 날 커다란 배 안에서 며칠에 걸려 잠겨가며 죽어갔다. 그것을 나와 당신이 보았다. 발을 동동 굴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시신이 되었고 나와 당신은 아직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두려워하며 오늘을 산다.
살아남은 친구들을 통해 아이들의 향기를 기억해내고 싶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가지는 ‘우리와 함께 살던 아이들의 꿈의 상실’을 기억해내는 것이 최소한의 어른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초청작

DIRECTOR
윤솔지

윤솔지

2014 <내 마음에 록스타를 깔고> 

STAFF

연출 윤솔지
제작 이혜린

PROGRAM NOTE

 
무려 304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 전대미문의 사건, 그중 250명이 수학여행 길에 오른 학생들이었다. 전원 구조라는 성급한 오보를 시작으로, 은폐와 거짓이 난무했던 시간. 선체가 기울고, 바다로 잠기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본 후, 사람들은 진심으로 이 세계가 이상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절망하고 분노하고 투쟁하는 가운데, 무엇보다 잊지 말자는 다짐이 쌓여 갔다. 다큐멘터리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메시지이자, 그들을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한 살아남은 자들의 기록이다. 고인이 된 2학년 4반 박수현 군은 중학교 때부터 A.D.H.D라는 스쿨밴드를 이끌었고, 멤버 중 5명이 이번 사건으로 희생되었다. 그의 유품 중 발견된 ‘밴드로 20회 공연하기’라는 메모가 직접적인 영화의 출발이 되었다. 남아 있는 멤버 3명은 비록 학생 신분이지만, 수현의 소망을 실현하기로 결심한다. 수현이 기타를 빌려 무대에 선 리더 재성이, 피나는 연습으로 일취월장한 베이스의 기훈이, 듬직하게 중심을 지키는 드러머 재강이, 여기에 멤버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선배 뮤지션들이 가세하였다. A,D.H.D의 공연 준비는 비장했고, 치열했고, 더불어 즐거웠다. 그들은 스스로 노력을 통해, 자신과 친구들을 최선을 다해 위로하고 있었다. 2015년 3월 8일 첫 공연, 멤버들의 분투와 연대하는 뮤지션, 환호하는 관객들이 빛나는 공연을 만들어냈다. 공연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는 기성 뮤지션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수능이 끝났으니 A,D.H.D의 멤버들도 공연에 대한 또 다른 계획을 구상하지 않을까? 꿈도 음악도 계속되고 있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15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