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만 헤어져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본선경쟁(단편)

이정아 | 2006 | Fiction | 35mm | Color | 12min 30sec

SYNOPSIS

사랑한다고 말하는 희연. 그녀에게 고백을 받은 소정. 소정의 남자친구 정인.
이 세 사람의 관계의 변화.

DIRECTING INTENTION

결코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사람의 감정의 변화. 그 사이의 관계

FESTIVAL & AWARDS

2006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초청

DIRECTOR
이정아

이정아

2001
2002 자화상
2003 오동나무궤
2006 카섹스

STAFF

연출 이정아
제작 송재영
각본 이정아
촬영 황우현
편집 전유진
음향 강민수
출연 김빈, 박소영, 오희중, 전재훈, 오지혜

PROGRAM NOTE

요즘 젊은 감독들의 단편영화는 정말 감각적이다. 단편이라는
길이에 맞는 효과적인 이야기 구성, 시작부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방법을 아는 영리함, 대사를 치고 화면을 배치하는 타이밍의 효율성과 정확성. 이 영화도
그렇다. 커피광고처럼 감각적이고 세련된 화면과 대사는 쉽사리 관객의 관심을 이끌고 영화의 오프닝에서
들려오는 “사랑해 소정아”라는 말과 엔딩부에 주인공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우리 그만 헤어져”라는 말은 이 두 고백의 송신자와 수신자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면서 이야기의 전제와 결과를 완벽하게 압축한 경제적인 키워드로 기능한다.

소정과 남자친구는  거실에서 주사위 놀이를 하면서 소정을 짝사랑하는 희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대화 사이에는 소정과 희연의 관계를 보여주는 플래시백이 삽입된다. 흥미롭게도 관객은 희연에 대한
소정의 감정이 조금씩 변화함을 감지하는데 그녀의 감정은 무관심에서 우정으로, 그리고 사랑으로 변해간다. 그것은 소정과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식어가는 것과 동일한 궤적이다. 세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심리적 변화는 공간의 은유를 통해서 효과적으로 보여진다. 거실로 제한된 소정과 남친의  대화는 더 이상 진전이 없는 둘의 관계를
상징한다. 반면 소정과 희연의 다이내믹한 감정/관계의 변화는
옥상과 화장실, 비디오방, 소정의 방을 오가며 그들이 함께
하는 공간이 수시로 변화하는 것을 통해 보여진다. 영화가 끝날 무렵 관객은 커피광고처럼 지극히 감각적인
방식으로 막바지에 온 이성애 커플의 종말과 새로운 동성애 커플의 탄생을 보게된다. 

맹수진 / 서울독립영화제200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