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장편 쇼케이스

오세현 | 2021 | Fiction | Color | DCP | 78min 34sec (E)

SYNOPSIS

사장은 대학 후배인 철수의 아버지가 자살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그러나 사장은 곧 자살한 사람이 철수 아버지가 아닌 철수라는 것을 알게 되고 광양에 마련된 빈소에 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철수의 장례식장에 함께 갈 사람을 찾는다. 다음 날 사장은 친구들과 함께 광양을 향해 출발한다.

DIRECTING INTENTION

인간은 다 외롭다. 외로운 자신을 부여안고 비틀거리고 휘청대다가 쓰러지기도 한다. 걸음을 내딛지만 그것이 제대로 된 방향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부박한 삶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은 외롭고 약할지언정 곁에 있는 사람이란 것을 말하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오세현

오세현

2020 일시

STAFF

연출 오세현
각본 채영신, 오세현
촬영 박정훈, 하진경
조명 송현석
미술 김초혜
출연 윤제문, 김태훈, 김지성

PROGRAM NOTE

운영하던 사진관을 정리하려는 남자는 후배 철수의 부고를 듣는다. 또 다른 후배와 한때 자신과 철수의 연정이었던 은주를 찾아가 함께 철수에게 가 보자고 한다. 표면상으로는 친구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남자의 외출과 인물들의 동행 길 같지만 실은 남자가 과거의 자신을 더듬대다 자기의 죽음을 미리 보는 유령 영화에 가깝다. 그도 그럴 것이 ‘죽은 자’는 여러모로 사진관 사내 같다. 멍한 표정, 빛을 잃은 눈동자, 힘없는 육신, 일말의 의지도 찾아볼 수 없는 모든 게 텅 빈 상태, 허깨비. 그는 얼마 전에도 죽으려 했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죽겠다고 말한다. 곧 여기 아닌 곳으로 떠날 생각까지 한다. 영화는 사진관 사내의 이러한 심리적 죽음 상태와 ‘정리’의 수순을 사진의 속성과 로드무비와 꿈의 형식을 빌려 서서히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린다. 그리고 마침내 카메라와 인물 사이에 얼마간 유지돼 오던 거리감이 여지없이 깨질 때, <우수>는 으스스한 유령 영화의 본심과 실체를 전면에 드러낸다. 죽음 앞에 어안이 벙벙해진 얼굴, 질식하기 직전의 상태, 여기도 저기도 아닌 림보의 영화와 정면으로 마주할 것이다. 힘을 싹 빼고 무심히 뚝뚝 말하고 움직이는 배우 윤제문은 시작부터 이미 영화의 유령이 돼 있다. 담백한 전개에 서늘한 일격을 품은 이 영화가 무섭기까지 하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1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