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흥분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국내초청(장편)

구자홍 | 2011 | Fiction | Color | D-cinema | 101min

SYNOPSIS

한대희. 마포구청 환경과 생활공해팀 주임. 10년차 7급 공무원. 탁월한 문서작업 실력과 요즘의 '대세’지식들로 무장, 구청내에선 꽤 잘나가는 그는 왠만한 악질 민원인의 공격쯤에는 요동조차 않는 일명 '평정심의 대가'. 변화같은건 ‘평정심’을 깨는 인생의 적이므로 퇴근후엔 항상 TV를 끼고 산다. 그런 그 앞에, 어느날부턴가 싸가지없는 한 ‘문제적’ 인디밴드가 출몰해 그의 ‘평정심’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대부분의 한국인과는 달리자신의 삶에 200% 만족하는 행복한 공무원 한대희
vs. 불행을 몰고 다니는 밴드 ‘삼삼은구(3X3=9)’싱크로율 제로인 이들의 끝날줄 모르는 악연은 과연...

DIRECTING INTENTION

-스스로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사람에 대한 영화.
-대학시절 학교앞“명작다방”dj를 했었던 과거경험에서 시작한 영화 "애초에 그저 그런 음악영화를 만드는덴 관심이 없었다. TV 버라이어티, 부동산, 종교, 돈, 사상 … 내 보기에 한국은 환각의 제국이다. 주인공 한대희는 한국사람들이 빠져드는 그러한 환각들의 에센스를 담아 만든 인물이다.
알아서가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질문을 던졌다. 사람이 이런 환각들에 미혹되지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수 있기나한걸까? 평온한 한대희의 삶에 투입하는 환각으로 나는 음악을 택했다. 그리고 내가 찾은 답을 찍었다.”

FESTIVAL & AWARDS

2011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구자홍

구자홍

STAFF

각본/감독 구자홍
프로듀서 정혜영
촬영 오재호
조명 이강빈
편집 김우일
미술 윤상윤
동시녹음 이은주
분장 장혜령
의상 윤상윤, 김기만(김별)

PROGRAM NOTE

주인공 한대희는 구청에서 꽤나 인정받는 10년차 공무원이다. 어느 날 우연히 ‘삼삼은 구(3×3=9)’라는 인디밴드를 만난 그는 어쩌다 보니 자기 집 지하실을 그들의 연습실로 내주게 되고, 또 얼떨결에 밴드의 멤버가 된다. 그 이후 그의 삶은 온통 변해버린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조금은 뻔하고 감동적인 익숙한 스토리를 상상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영화는 그 익숙한 길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면이 있다. 우선, 밴드 ‘삼삼은 구’와 한대희 사이에는 이상하게도 큰 갈등이나 위기가 없다. 위기는 모두 밴드 멤버들의 처지나 그들 사이의 갈등에서 빚어지며 한대희는 그 위기를 수습한다. 밴드 멤버들은 대희를 적당히 무시하면서도 적당히 인정하는 방식으로 그와 관계를 맺으며, 결정적으로 그를 가르친다(베이스 연주방법을 구체적으로 ‘지도’하는 한편, 무언가에 빠져드는 삶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학습시킨다). 또한 극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공연은 사실 썩 훌륭하지도 않고 극적으로 감동적이지도 않다. 공연 이후 밴드나 한대희의 삶은 표면상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대희는 그동안 그가 한심하다고 여겼던 변화무쌍한 삶 속으로 한걸음 들어왔다. 앞으로 그의 삶을 또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위험한 흥분 안으로 한발짝 다가선 것이다. 음악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이 영화가 사실은 한대희의 성장에 관한 영화로 보이는 이유이다.

허경/서울독립영화제201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