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특별초청 단편

민용근 | 2014 | Fiction | Color | DCP | 21min 40sec

SYNOPSIS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급 자전거의 안장을 훔쳐 파는 여자가 있다. 어느 날 자신의 자전거 안장을 누군가 훔쳐간다. 도둑이 도둑을 쫓아다니는 상황이 벌어진다.

DIRECTING INTENTION

현실에 치어 각박해진 마음과, 그 속에 문득 스며든 부끄러운 자각의 순간을 그리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4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민용근

민용근

1996 <주말> 

2006 <도둑소년> 

2009 <원나잇 스탠드> 

2010 <혜화, 동>

2013 <어떤 시선> 

STAFF

연출 민용근
제작 민용근
각본 민용근
촬영 김영민
편집 민용근
조명 김영민
음악 모그, 나래
출연 박주희, 허예슬, 리우진

PROGRAM NOTE

이미 경전에 오른 작품을 차용하는 것은 자칫 치기로 한정되거나 진부한 모방에 그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야심차다. 40년대 이탈리아의 시대정신과 영화의 혁신을 추동했던 동명의 작품을 모티브로 삼되, 섬세하게 구조화된 플롯과 캐릭터를 통해 ‘지금 여기’ 살아가는 20대 청춘의 얼굴을 소묘하고, 그 얼굴에 감추어진 윤리적 불안에 대해 질문한다. 필사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한 여성은 숨 가쁘게 하루를 움직인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전단지를 붙이고, 가끔씩은 길가의 자전거 안장들을 훔쳐 팔기도 한다. 그러던 중, 전단을 붙이는 사이 누군가 그녀의 안장을 훔쳐간다. 심지어 안장이 사라진 자리에는 대신 ‘브로콜리’가 꽂혀 있다. 비토리오 데 시카의 실업자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 역시 자신의 안장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표면적으로는 단정하고 아름다운 결을 지닌 민용근 감독의 이채로운 영화적 매력은 서사적 사건들 기저에 표명되는 그만의 독특한 감성의 구조이다. 간혹은 그로테스크하기도 하고(<도둑소년> <혜화동>), 때로는 타협 불가한 집념처럼 보이는 정서들은 그만의 독특한 취향과 세계관을 드러낸다. 안장이 있었던 자리에는 전혀 뜻밖의 사물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려 한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채우려는 의지는 민용근 감독 영화에서 매번 흥미롭게 변주되다. 서사 못지않게 일상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과 욕망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정지연/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