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새와 돼지씨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새로운선택 장편

김새봄 | 2021 | Documentary | Color | DCP | 76min 18sec (K)

SYNOPSIS

그림을 그리는 ‘작은새’ 김춘나와 시를 쓰는 ‘돼지씨’ 김종석. 삶을 위로하는 일상 속의 예술.

DIRECTING INTENTION

나의 엄마이자 작은새인 김춘나는 남편 김종석과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그만두고 현재 시민도서관에서 하는 많은 강좌를 듣고 있다. 어릴 적부터 그림과 글씨에 소질이 있었고, 꼼꼼한 성격에 소녀 같은 면이 있으며, 20년 전 서예를 시작해서 현재는 수채화, 현대예술에 매진 중이다. 나의 아빠이자 돼지씨 김종석은 오랫동안 운영해 온 슈퍼마켓을 그만둔 후 부산 초읍에 있는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하고 있다. 김종석은 사람들 앞에서 나서서 춤추고 노래하고 흥을 돋우는 것을 즐기고 목소리는 크고 호탕하지만, 눈물도 많고 감성적인 성격에 틈틈이 시를 써 왔다. 이 영화는 그림을 그리는 작은새 김춘나와 시를 쓰는 돼지씨 김종석의 연애편지로 시작하여 영화를 만드는 딸 김새봄이 이들에게 보내는 애틋하고 특별한 답장이 될 것이다.

FESTIVAL & AWARDS

2021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1 제21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김새봄

김새봄

2010 밤을 위한 춤
2015 하이쿠
2015 고방 - 우리를 기억하게 하는 물건들
2016 아르카디아 프로젝트
2018 This book is over
2018 About Licht light

STAFF

연출 김새봄
제작 레드펀트
촬영 김새봄, 토비아스 아른트
사운드 믹싱 MOS
음악 심지영, 다스 크라우트
출연 김춘나, 김종석, 김새봄

PROGRAM NOTE

‘작은새’는 남편과 운영하던 슈퍼마켓을 접은 후, 동네 문화센터에서 그림과 서예를 배운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작업을 한다. ‘돼지씨’도 지금은 경비원으로 일하며 시를 쓴다. 여기저기서 주운 폐지 뒷면이 그의 시작 노트다. 작은새와 돼지씨는 중년의 부부다. 그리고 김새봄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아니, 감독 이전에 그들의 작품을 오래 봐 온 딸로서 부부의 전시회를 함께 준비하며 그 과정을 찍는다. 유명한 예술가 부모를 둔 감독이 그들의 예술가적 기질과 업적을 따라가거나 가족 구성원으로서 그 이면의 일상적 모습을 담는 다큐멘터리는 적지 않다. 대개 그런 영화들에는 예술가 부모를 바라보는 감독의 경외심과 호기심, 내적 갈등과 의문이 새겨져 있다. 이 영화는 좀 다른 결을 지닌다. 작은새와 돼지씨가 하는 예술은 일상의 일부분이며 그 예술 활동을 응시하는 감독의 카메라에는 그들의 평범한 나날을 예술로 격상시키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작은새의 그림과 글씨, 돼지씨의 시, 그리고 그걸 한데 모은 감독의 영화에는 고된 노동과 반복된 일상의 시간에서도 죽지 않은 소박한 흥이 자리하고 있다. 소박한 그 흥에 대한 자부심, 그것이 이 가족의 예술이다. 작은새와 돼지씨가 지켜 낸 삶의 형식과 그 형식의 자연스러운 흥을 닮은 영화의 태도가 그들의 관계처럼 무리 없이 따뜻하게 조응한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