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가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해외초청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 Thailand | 2006 | Fiction | 35mm | Color | 5min

SYNOPSIS

<찬가>는 영화 제작과 관람에 바치는 찬가이다. 태국에서는 모든 영화 상영 전에 국왕을 찬양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이는 어떤 행사 이전에 어떤 사람이나 존재에게 예의를 표하는 태국의 전통적인 의식 중의 하나이다. 찬가는 모든 영화 상영에서 곧 상영될 영화에 대하여 예의를 표하는, ‘영화에 대한 찬양’이다.

DIRECTOR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STAFF
PROGRAM NOTE

감독 스스로 영화에 바치는 찬가라 칭한 <찬가>는 아핏차퐁의 실험성과 영화에 대한 고민 혹은 애정으로 충만한 작품이다. 5분여의 시간 동안 단 두 개의 쇼트로 이루어진 영화는 아핏차퐁 영화가 대개 그러하듯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별개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부분은 화창한 야외에서 대화를 나누는 세 여인의 이야기다. 망고와 여행, 아이들 그리고 남편과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 뒤로 배경음처럼 음악소리가 낮게 들려온다. 이어 실내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세 남녀의 모습이 보여 진다. 고정된 카메라로 움직임 없이 촬영됐던 앞 장면과 달리 춤을 추듯 경쾌하게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 주변을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카메라로 촬영된 두 번째 장면은 빠르고 역동적인 운동감이 넘쳐난다. 아무 연관 없어 보이는 두 쇼트를 이어주는 것은 바로 앞 장면에서 한 여인이 틀어놓은 이후 배경처럼 들려오던 음악이다. 일렉트로닉 계열의 반복적인 이 음악은 첫 부분에서는 화면 내에서 들리며 배경음처럼 사용되지만 후반부에서는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의 움직임, 회전하는 카메라 등 반복적인 이미지와 어우러져 독특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영화의 처음, 친구에게 노래를 들려주며 이 노래의 축복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던 여인의 말처럼, 배경음처럼 들리던 노래는 컷과 함께 공간을 넘어 체육관 안으로 전해지고, 그것은 다시 스크린을 넘어 이 순간을 함께 경험하는 관객 그리고 극장 까지 확장 된다. 자체로 대사, 사운드, 이미지, 운동 등 영화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에 대한 실험과도 같은 영화는 이로써 영화를 만들고 보는 것 자체에 대한 찬가가 되는 것이다.

모은영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