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幻)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본선경쟁(중편)

주재형,송승민 | 2004 | Animation | 35mm | Color | 13min 40sec

SYNOPSIS

동물원 우리 안의 호랑이는 매일 자신을 둘러싸고 호기심 있게 관찰하는 사람들의 반응에 익숙하다. 그러던 어느 날 호랑이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우리를 나와 거리를 돌아다니게 된다. 고함치며 도망가는 사람들... 사람들은 호랑이를 보자마자 숨고 비명 지르고 피해버린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거리를 방황하던 호랑이는 바람에 섞인 달콤한 냄새를 발견하고 입맛을 다신다.

DIRECTING INTENTION

장소에 따라 똑같은 호랑이를 바라보며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것은 바로 호랑이를 에워싸고 있는 울타리 때문이다. 이 자그만 경계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다르게 만든다. 우리가 호랑이를 바라보고 양면의 모습을 취하는 것처럼 때로는 다른 사람, 다른 인종 또는 다른 생각에 대하여 이중의 모습을 취한다.

FESTIVAL & AWARDS

2005 38th WorldFest-Houston Remi Bronze Award
2005 38th Humboldt International Short Film Festival Best Animated Film Award
2005 31st Seattl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05 11th Los Angeles Film Festival
2005 3rd ANIMA´05 – III Córdoba Animation Festival
2005 3rd Kalamazoo Animation Festival International
2005 21st International ShortFilmFestival Hamburg
2005 21st Indie-AniFest 2005
2005 레스페스트 디지털영화제
2005 6th Ojai Film Festival

DIRECTOR
주재형

주재형

1998 <고양이는 없다>
1999 <토끼는 움직이지 않았다>
1999 <해發芽記>
2005

송승민

송승민

1998 <고양이는 없다>
1999 <토끼는 움직이지 않았다>
1999 <해發芽記>
2005

STAFF

연출 주재형, 송승민
각본 주재형
촬영 주재형
편집 주재형
미술 주재형, 송승민
음향 Ben Keller
음악 Tatsu Aoki

PROGRAM NOTE

사람들은 흔히 ‘다르다’라고 말해야 할 때 ‘틀리다’라고 말해 버린다. ‘같고/다른 것’을 ‘맞고/틀린 것’으로 바꿔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게 무슨 대수냐며 넘겨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런 잘못된 언어의 사용이 ‘차이’를 너무나 간단하게도‘차별’로 치환시켜버리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차이’를 말하는 것이 다른 것에 대한 열린 시선을 의미한다면, ‘차별’은 나만의 갇힌 시선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시선을 인정하지 않을 때 수많은 ‘차별’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幻)>은 이런 이야기를 컷 아웃 애니메이션의 형식을 빌어 우화적으로 묘사한다. 영화는 호랑이의 시점에서 울타리 안에 갇혀 있을 때와 벗어났을 때 너무나도 다르게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잔잔하게 이야기한다. 호랑이와 사람들에게 울타리라는 틀은 전혀 다른 것이었던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미지 보다는 사운드다. 영화의 음악은 종종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긴장감을 자아내지만 여성의 목소리를 채용한 보이스오버는 음악의 긴장감이 어디에 근거하는지를 되묻게 한다. 도심을 걸어 다니는 호랑이의 크기를 과장되게 표현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을 선사한 장면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짧게 나마 보여주는데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을만하다.

원승환 / 서울독립영화제2005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