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최동원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장편 쇼케이스

조은성 | 2020 | Documentary | Color | DCP | 99min 8sec

SYNOPSIS

모든 것을 바꿔 놓은 코로나 시대. 평범한 일상은 물론 열기로 가득했어야 할 그라운드의 시계도 38년 만에 멈췄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시대. 긴 기다림을 견딜 수 있는 힘은 추억이다. 1984년 가을의 추억처럼 말이다. 그는 “마, 함 해 보입시더!”라고 말한 후, 뚜벅뚜벅 마운드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라운드 역사상 최고의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DIRECTING INTENTION

2011년 9월 14일. 어린 시절 나의 영웅은 별이 되었다. 1984년 가을. 모두가 무모하다 했지만 뚜벅뚜벅 마운드로 향했던 그는 끝내 기적을 만들어 냈다. 불꽃같은 투혼으로 기적을 만들어 낸 완전연소. 그는 “다시 태어나도 그 가을에 시계를 맞춰 놓겠다”며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다시 세상이 제자리에 돌아와도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그 사람. 그가 만든 1984년 가을의 열흘간 기억을 통해 잠시나마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세상이 제자리로 돌아갈 그날을 기다리는 힘을 얻는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조은성

조은성

2017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STAFF

연출 조은성
제작 안영진
각본 김태유
촬영 강속구
편집 김수범
조명 장태연
음악 신대철
미술 조덕희
출연 최동원

PROGRAM NOTE

‘무쇠팔’ 최동원은 특유의 역동적이고 호쾌한 투구 자세만큼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았다. 동료 선수들의 기본 생계권 보장과 처우 개선, 그리고 구단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선수협회를 추진하다가 미움을 받아 은퇴 수순을 밟게 된 사연부터 부산에서 민자당이 아닌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나서 낙마한 일화까지. 투수 최동원은 현대 야구에서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경이적 기록을 세운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보여 준 뚝심과 소신으로 여전히 팬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위대한 스타이자 레전드다. <1984, 최동원>은 2011년 작고한 최동원의 10주기를 앞두고 공개되는 영화다.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많았던 그의 인생이지만, 영화는 1984년 9월, 삼성과 마주했던 한국시리즈에서 전무후무한 4승의 기록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당시에 집중한다. 한국 프로야구가 선진 시스템을 갖추기 이전, 시즌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 우위를 보여 온 삼성이 한국시리즈 상대로 ‘선택’한 롯데가 최동원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던, 전형적인 ‘언더독의 반란’ 서사를 보여 주었던 한국시리즈 일곱 경기를 당시 TV 중계 화면과 출전 선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하는 전략으로 관객을 그때 그 현장으로 데리고 간다.
<1984, 최동원>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공영방송이 보유한 방대한 아카이브 자료를 활용하는 최근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큐 인사이트 -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가 화제를 모은 것처럼, KTV가 개방·공유형 아카이브 서비스를 통해 방대한 영상 기록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추세가 향후 다큐멘터리 제작 경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못 궁금해진다.

김영우 / 서울독립영화제2020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