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 time…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현실과 판타지

양민수 | 16mm | 칼라 | 11분 45초 | 1999년

SYNOPSIS

샌 프란시스코 항구의 일상적이고도 평온한 모습은 11분 45초의 긴 하나의 화면이 되어 서정적으로 기록되어져 있다. 하나로서의 전체화면은 정리되지 않은 채 불쑥 불쑥 튀어 나오는 기억들의 단편일 수도 있고, 점점 희미해져가는 유년시절의 기억에 대한 아쉬움일 수도, 아니면 살아온 시간에 대한 겸허한 고개숙임일지도 모른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도 응시함으로 반향되는 순간순간의 느낌들을 조작하거나 조합하지 않으려는 의도만이 존재할 뿐이다.
초기 화면의 모호함과 일종의 기대감으로부터 출발한 상상의 정점은 카메라의 줌을 통해 천천히 그 본 모습을 드러내며 밝혀지는 각각의 프레임과 초점 속에 녹아들어간다. 또한 한발씩 뒤로 물러나면서 밝혀지는 그 화면의 전체성으로 인해 내면적 상상과의 충돌(드러나는 화면에 대한 기대의 어긋남)하게 되며, 현실적인 안도감과 결합(화면의 배경을 인식하는 순간)하게 된다. 작품에서 유일하게 사용된 카메라 움직임인 줌효과는 위의 해석을 바탕으로 작품에 담겨져 있는 영화의 실제적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과거의 단편적인 기억의 파편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촉매작용을 한다. 그리고 영화 전체를 보이지 않게 4등분하고 있는 소리의 유무는 현실이라는 순간(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존재론적 의미)을 상징적으로 감지하도록 유도하는 장치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은 구체적이거나 특별한 소재를 다루지 않고 있다. 단지 인간에게 가장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자연의 일부분 풍경 속에서 한없는 노스탤지아를 꿈꾸게 만들며 점점 희미해져 가는 자신의 기억을 반추하게 만들 뿐이다.

DIRECTOR

양민수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