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독립영화 vol.3

발행일

2020년 11월 26일

엮은이

서울독립영화제

저자

(인터뷰이) 이은, 장동홍, 이용배, 이수정, 이상인, 이창원

세부설명

인터뷰: 김형석, 허남웅, 박꽃
리뷰: 김선명, 맹수진, 이도훈, 장병원
디자인: 콩트라플로우 황신화, 김보름

[독립영화 아카이브 구술사 프로젝트 vol.3] 전태일 50주기를 맞으며

이은 X 장동홍 <공장의 불빛> < 노란 깃발>
이은 X 이용배 <87에서 89로 전진하는 노동자>
이수정 <하늘 아래 방한칸>
이상인 X 이창원 <깡순이, 슈어 프로덕츠 노동자>

서울독립영화제와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 주최하는 ‘독립영화 아카이브전’이 올해로 3년을 맞이합니다. 2018년은 독립영화 복원의 중요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독립영화 아카이브전: 복원을 시작하다’를, 2019년에는‘청년의 얼굴, 아름다운 필름’을 진행했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일회적인 상영에서 나아가 ‘독립영화 구술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년 선배 영화인들의 구술 인터뷰를 모아 책으로 엮었습니다. 벌써 두 권의 책이 출간되어 독립영화의 귀중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0년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기념합니다. 한국의 노동 운동은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1980년대 사회 저항을 내포하고 있는 다수의 독립영화에도 ‘전태일 정신’은 배어있었지만, 사실 계급 노동자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작품은 많지 않았습니다. 올해 프로그램은 초기 독립영화 중 노동자가 중심으로 등장하는 작품들을 어렵게 골랐습니다. <87에서 89로 전진하는 노동자>(1989)는 장산곶매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19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끓어오른 노동자 투쟁의 생생한 현장을 필름으로 기록하였습니다. <공장의 불빛>(1987,이은)과 <노란 깃발>(1987, 장동홍)은 학생이자 청년이었던 영화인의 의식을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공장의 불빛> 필름은 국내에선 찾을 수 없었고, 1988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된 기록을 추적하여 확인,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제 아카이빙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1980년대 영화 운동의 주요 축을 형성했던 민족영화연구소와 한겨레영화제작소의 작품도 소개하면서 두 단체의 활동을 새롭게 조명합니다. <하늘아래 방한칸>(1990)은 제작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결성된 한겨레영화 제작소의 작품으로, 연출자 이수정 감독이 지난해 필름을 기증하여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깡순이, 슈어 프로덕츠 노동자>(1989)는 비디오 작품이지만 기획전의 취지를 고려하여 포함되었습니다. 독립영화 아카이브전 시작 이래 한국의 초기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초기 독립영화는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향후 꾸준한 발굴과 함께 더욱 활발한 연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귀중한 필름과 구술 인터뷰를 허용하고 기억을 되살려 준 선배 영화인에게, 이 지면을빌려 감사 드립니다.

–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