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아니면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본선 단편경쟁

박재현 | 2021 | Fiction | Color | DCP | 33min 8sec (E)

SYNOPSIS

노년의 나이로 청소 일을 하고 있는 김수와 박원 부부. 코로나 전염 사태가 심각해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예식장마저 쉬게 된다. 오랜만에 집에서만 함께 있게 된 두 사람.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시간에, 시장 앞에서 사진을 인화해 주는 차량을 본 적 있었다.

DIRECTING INTENTION

제가 전해 들었던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의 이야기와 바람을 기억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감독상
2021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시네마 대상
2021 제8회 춘천SF영화제

DIRECTOR
박재현

박재현

STAFF

연출 박재현
제작 김재은
각본 박재현
촬영 고현석
편집 박재현
조명 고현석
음악 전일환
미술 김선빈
출연 권민경, 오강진

PROGRAM NOTE

“어두운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그대를 생각해 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니.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이 노래를 부르는 ‘나’도, 창밖으로 절로 떠오른 ‘그대’도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가. 이 세상 그 누구 하나 부러운 것 없는 귀한 마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식장 미화 일을 그만두게 된 김수와 박원 노년 부부의 일상에는 별다른 사건이나 과한 애정 표현이 없다. 그저 폐지 수거용 일수 전단을 모으거나 동네 아이들과 공기놀이 한판을 하고, 화장실 바닥을 닦은 뒤 앓는 소리를 괜스레 내 보거나 화분에 꽃이 피면 가져다 슬쩍 내밀어 볼 뿐이다. 그런데도 이 부부가 각자 또는 함께 만들어 가는 하루를 따르다 보면 어느샌가 조용히 미소를 짓게 된다. 가끔은 기대와 다른 상대의 무심한 태도에 상처 받을 때도 있겠지만, 그리 오래 섭섭함을 지니고 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서로를 애잔하고 곱게 여긴 두 사람의 세월 덕분일 것이다. 놀라운 다양성과 잠재력을 지닌 대구 지역 영화 제작 커뮤니티에서 성장한 박재현 감독의 담담하고 섬세한 연출력과 두 주연배우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극영화임을 알면서도, 생채기가 나거나 변색되지 않는 그들의 아크릴 사진틀처럼 김수와 박원 두 사람의 삶이 어딘가에서 잔잔히 지속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는다.

안지은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