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본선 단편경쟁

윤대원 | 2021 | Fiction | Color | DCP | 17min 18sec

SYNOPSIS

소월길에서 몸을 파는 트랜스젠더 창현에게 낯선 듯 낯익은 손님이 찾아온다.

DIRECTING INTENTION

후회 없이 살아가고 있는가?

FESTIVAL & AWARDS

2021 제74회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2등상
2021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1 제27회 사라예보영화제
2021 제6회 뮌헨퀴어영화제
2021 제19회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2021 제35회 리즈국제영화제
2021 제44회 덴버영화제
2021 제42회 푸와티에국제학생영화제
2021 제1회 성북청춘불패영화제
2021 제11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DIRECTOR
윤대원

윤대원

2017 애니마 ANIMA
2019 봄밤 Spring Night
2020 새장 Bird Cage

STAFF

연출 윤대원
제작 권형우
각본 윤대원
촬영 이종욱
편집 윤대원
조명 손민기
음악 노유림
미술 황보민
출연 김니나, 정이재

PROGRAM NOTE

제목의 ‘매미’는 성매매 목적으로 도로변에서 호객하는 트랜스젠더를 지칭하는 은어다. 영화는 그런 배경에서 매미가 변태하는 특성을 장르 요소로 차용하여 성소수자를 다뤘던 기존 영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룩(look)을 선보인다. 남산의 소월길에서 활동하는 트랜스젠더 창현은 오늘 한 건을 마지막으로 매미 짓(?)을 그만둘 생각이다. 근데 손님으로 받은 남자가 창현에게 대화하고 싶다며 시간을 끈다. 알고 보니 창현이 남자일 적에 사랑했던 남자다. 남자는 트랜스젠더가 된 창현에게 후회하지 않느냐며 자신의 사랑이 부정당한 것에 관해 복수하려는 듯 기세가 심상치 않다. 창현은 이에 굴복하는 대신 “힘들었지? 내가 꺼내 줄게.” 위안인 듯, 아니 경고인 듯, 단숨에 캐치하기 힘든 묘한 말을 남긴다. 그러고는 남자의 몸에 들어갔다 등뼈 부위를 ‘탈피(脫皮)’하고 나온다. 이 장면은 시각적 충격 외에도 매미 울음소리와 같은 진한 울림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신체가 성정체성과 사랑의 형태를 규정하는 기성 틀을 탈피하여 원하는 성을 따를 자유와 몸의 성적 특성이 속박이 되지 않는 사랑을 향한 도전의 의지를 드러낸다. 영화는 다시 태어난 창현의 모습을 비추며 끝을 맺는다. 그렇긴 해도 남산 소월길에서의 작업이 오늘로 마지막이라는 그의 말을 단서 삼을 때,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자신을 드러낼 거라는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세상은 전복과 반역을 통해 기성의 허물을 벗으며 변화하는 법이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