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새로운선택 단편

허태인 | 2021 | Fiction | Color | DCP | 14min 40sec World Premiere

SYNOPSIS

시계를 보고 밥을 먹고 무언가를 염원하고 또 기다리고. 닮은 듯 다른 한 지붕 두 여자, 호경과 태인의 하루. 여느 날과 같은 이른 아침, (전자레인지 위, 금붕어 옆에 자리한) 식물의 풀이 죽어 있는 걸 발견한 호경은 고민한다.

DIRECTING INTENTION

오랜 시간 들여다보고 길게 귀 기울이는 ‘물끄러미’의 시간이 많은 당신에게 바치는 이야기입니다. 낡고 해지고 흐릴지라도 천천히 고요하게 흐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허태인

허태인

STAFF

연출 허태인
제작 허태인
각본 허태인
촬영 이미지
편집 허태인
조명 이미지, 허윤주
음악 허태인
미술 허윤주
소품 이성숙
출연 우호경, 허태인

PROGRAM NOTE

연극 활동을 주로 해 온 허태인 감독은 처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감독의 첫 영화 <두 여자>는 태인과 태인의 할머니 호경의 일상을 보여 준다. 다소 거친 몽타주로 시작되는 15분가량의 극영화는 흡사 다큐멘터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떠한 영화적 꾸밈도 없이 연출된 <두 여자>는 감독의 바람대로 어느새 고요하게 관객들의 마음 한편에 다가와 있다. 감독은 이 영화를 ‘물끄러미’의 시간이 많은 ‘당신’에게 바치는 이야기라고 하였다. 영화는 계속하여 호경의 물끄러미 시간을 담아내고 있어 흡사 호경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인 듯 보인다. 하나 <두 여자>는 태인의 사랑이 주인공인 영화다. 달력의 동그라미, 침대 옆 효자손과 자리끼, 얼마 안 한다는 조각 케이크,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호경의 발을 어루만지는 태인의 손, 담벼락에 붙어 있는 편지, 계단을 내려가는 속도마저 그 사랑을 담고 있다. 감독은 그 마음을 모든 장면에서 찬찬히 보여 주고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반세기 전에 녹음된 비올라 연주의 ‘아베마리아’가 들려온다. 낡은 음악이 흘러나오며 호경은 성경 노트에 초록 색연필로 새 이파리를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호경의 손은 그녀가 살아온 모든 시간을 찬찬히 설명하는 듯하다. 이토록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마음과 시간을 이야기하는 두 여자는 너무나 닮아 있다.

박수연 / 서울독립영화제2021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