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단편 쇼케이스

김동식 | 2021 | Fiction | B/W | DCP | 38min 41sec (E)

SYNOPSIS

성근은 종훈을 최고의 야구선수로 키워 내고자 한다. 어느 날, 두 부자는 의문의 남자를 발견한다.

DIRECTING INTENTION

자식의 미래가 암울하다면, 부모는 어떤 선택을 할까.

FESTIVAL & AWARDS

2021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1 제4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DIRECTOR
김동식

김동식

2016 런다운
2017 솔로몬 아리아
2018 불온
2020 너의 기억

STAFF

연출 김동식
제작 김연지
각본 김동식
촬영 민병휘
편집 김동식
음향 전현배
음악 김은희
프로덕션 디자인 김수형
출연 장준휘, 김아석, 김최용준

PROGRAM NOTE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동명 영화 제목을 그대로 차용하지만, 김동식 감독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성격이 전혀 다른 작품이다. 파스빈더가 멜로드라마 형식으로 전후 독일 사회의 징후를 포착했다면 김동식은 가족력에 내재한 불안이 어떻게 부자(父子) 사이를 비극으로 내모는지를 공포물의 형식으로 살핀다. 아버지는 아들을 다그쳐 야구 훈련에만 집중하게 한다. 어떻게든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도록 만들 생각이다. 아들도 아버지의 명에 순응하여 훈련에 매진한다. 남자를 만나기까지 그랬다. 동굴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도와 집에 들였더니 곧 아들이 눈이 멀고 다리를 못 쓰게 될 거라며 재수 없는 소리를 한다. 아버지는 “이런 미친놈이!” 쌍욕을 하며 무시하려 하지만, 정말로 그의 말처럼 되자 그에게 해결책을 요구한다. 뜬금없이 나타난 남자의 존재를 부자 사이에 존재하는 심연의 ‘불안’으로 구체화하여 갈등을 부각하는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영혼을 잠식’당한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을 향해 치닫는다. 자신을 대신해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뤄 주길 바라는 아버지와 왜 자신이 아버지를 위해 야구를 해야 하는지 불만인 아들의 대립은 결국, 서로에게 있어 불안이자 잠식의 징후였던 셈이다. 신경을 긁는 듯한 묘사가 돋보이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4:3의 아카데미 화면비와 흑백 영상 때문인지, 고전적인 작품을 보는 듯한 인상이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