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N A MAN

본선 단편경쟁

| 2022 | Animation | Color | DCP | 12min 39sec (E)

SYNOPSIS

산새 살해 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된 노인.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기 위해 재판장은 노인의 과거를 들여다보게 되고, 노인이 소년이었을 당시 참여한 연극이 시작된다. 연극 속 제비 역할을 맡은 소년은 제비가 받는 부당한 대우가 억울하지만, 아무도 그의 입장을 헤아려 주지 않는다. 숨 막히는 억압에 점점 패닉하는 소년. 그에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DIRECTING INTENTION

인간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이 잘못을 저지르면 너도나도 쉽게 돌을 던지지만, 정작 자신의 잘못은 눈감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과 동떨어진 상황에 대해선 냉정하게 잘잘못을 따져 가며 비판하다가도, 자신의 상황이 되면 유리한 방향으로 합리화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위선은 비단 누군가만의 단점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 모두에게 자연스럽고 만연한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작품의 시청자 또한 인간이기에, 각자의 방식대로 위선적일 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작품을 보며 어딘가 모르게 불편함을 느끼고, 자신을 포함한 인간 사회에 만연한 위선에 대해 자각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2 서울인디애니페스트 초록이상
2022 판타지아국제영화제 곤사토시상
2022 애니마니마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제6회 원주옥상영화제
2022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DIRECTOR

STAFF

연출 김경배
제작 김경배
각본 김경배
편집 김경배
음악 임보미
출연 최진우, 김시후, 송인애, 박민혁, 이준서, 김지성

PROGRAM NOTE

유년 시절 새를 살해한 죄로 한 노인이 재판의 피고인으로 불려 나온다. 재판정에 모인 이들은 수십 년 전으로 시간의 추를 옮겨 노인의 과거를 함께 들여다본다. 당시의 정황은 노인이 소년이었을 때 참가한 〈행복한 왕자〉 연극에 빗대 그려진다. 제비로 분한 소년은 행복한 왕자 동상을 도와 가난한 이들을 돕는다. 선한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제비는 자신을 희생해 가며 왕자의 수족이 되어야 한다. 이 불합리한 상황에 소년은 불만을 표하지만 자신의 입장에서 사정을 살펴 주는 이는 없다. 여기에 새의 죽음과 관련된 압박까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면서 소년의 불안감은 더욱 심해진다.
〈AMEN A MAN〉은 연극과 현실, 환상과 실재의 경계를 유려하게 오가며 소년의 서사를 전개한다. 신과 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김경배 감독의 탁월한 표현력이 적시에 발현된 덕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적 특성을 이용해 판사와 피고인, 왕자와 제비가 갖는 위계적 구도의 상징적 의미 또한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극 중 인물들은 표면적으론 선과 악이 명확해 보인다. 하지만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선과 악의 위치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으며 죄목 또한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영화는 역설한다. 종교적 의미에서의 구원은 무엇을 뜻하며 참회는 어떤 죄목까지 포용할 수 있는가. 제비 역할의 소년이 그랬듯,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며 용서를 비는 노인의 뒷모습은 수많은 질문을 남긴다.

조현나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