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 리듬에 섹션 끝나고 솔로는 리드 기타부터

본선 단편경쟁

석승규 | 2022 | Fiction | Color | DCP | 19min 6sec World Premiere

SYNOPSIS

승윤과 그의 레슨생 민아는 주환의 작업실로 향한다.

DIRECTING INTENTION

‘계급’은 사회의 태동과 함께 만들어진 존재이다. 사회의 발전에 있어 계급은 박차를 가하기도 하고 때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작업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회를 다시 풀어 보았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석승규

석승규

STAFF

연출 석승규
제작 정윤
각본 석승규
촬영 배상준
편집 정성훈
조명 권형석
음악 유재원
미술 김혜린
동시녹음 이동현
출연 강성화, 정동근, 김도은, 이현우, 유재원

PROGRAM NOTE

기타리스트 승윤은 레슨생 민아를 데리고 자신이 속한 웨딩 밴드의 합주를 구경시켜 주기 위해 스튜디오로 향한다. 승윤은 베이시스트 재원에게 “주환이는?” 하고, 주환이 없는 공간에서 그를 아랫사람처럼 편하게 칭하지만, 곧이어 주환이 합주실에 들어오자 ‘선배님’이라 부르며 깍듯이 대한다. 잠시 후 주환에게 꾸지람을 듣고 온 드러머 현우가 몇 대 맞은 듯 벌겋게 부은 얼굴로 등장하자 합주실 공기가 순간 싸늘해진다. 이로써 이 밴드의 위계질서가 확연히 드러난다. 주환은 승윤이 보드마카를 준비해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차례 갈구고, 합주 중에는 승윤의 연주 실수에 또다시 갈군다. “너 같은 새끼가 뭘 레슨을 한다 그래!” 주환은 승윤에게 모욕적인 말을 퍼붓고, 그 사이에 낀 민아는 안절부절못한다. 급기야 승윤의 자리에 레슨생 민아를 앉혀 연주시키기까지 한다. 승윤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멤버들은 어떤 반항도 못 한 채 겁에 질려 있다.
주환의 부당한 갈굼은 전부터 만연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흡사 군대 악질 선임이 후임들을 괴롭히는 모습 같다. 한국의 고질적인 위계질서 문화가 이 밴드의 합주 장면 하나에 녹아들어 있다. 제목에서 예상되는 감미로운 보사노바 음악의 기운과는 달리 영화는 보사노바 연주 중에 벌어지는 위태롭고 불안한 긴장감을 쉼 없이 내리 조성한다. 음악영화처럼 옷을 입은 심리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존재감이 살아 있고, 배우들의 빈틈 없는 연기 앙상블도 지켜볼 만하다. 실제 음악인들을 배우로 캐스팅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실적인 연출력이 눈에 띈다.

곽민승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