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집

본선 단편경쟁

전진규 | 2022 | Animation | Color+B/W | DCP | 9min 34sec (E)

SYNOPSIS

요양원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은 머리가 깎인 노인들을 관찰하지만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의 얼굴을 보게 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한국전쟁을 겪은 노인들을 젊은 세대는 이해하지 못하고 노인들 역시 젊은 세대의 상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 주인공은 과거의 세대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시대의 단절은 한국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든 큰 원인이라고 생각했으며, 요즘처럼 관용을 잃어 가는 시기에 타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행동의 필요성을 느끼며 제작했다.

FESTIVAL & AWARDS

2022 서울인디애니페스트 독립보행상, 관객상
2022 티라나국제영화제 최우수학생작품상
2022 볼다애니메이션영화제 관객상
2022 TBS 디지콘6 한국지역어워드 금상
2022 인디쇼츠어워즈 뉴욕 준결승
2022 히로시마애니메이션시즌 심사위원 개인상(스기노 노조미)
2022 코르토시르퀴티단편영화제 애니메이션 각본상
2022 아니마데바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최우수작품상
2022 빈국제인권영화제
2022 스파크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엘에이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세인트루이스국제영화제
2022 쇼크페스트영화제
2022 페이나키베이징애니메이션위크
2022 푀프단편영화제
2022 프론트독-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2 애니메이즈-몬트리올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시나니마단편영화제
2022 콴두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카툰언더그라운드
2022 런던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뉴햄프셔영화제
2022 테헤란국제단편영화제
2022 아니마티콘프로젝트
2022 파리한국영화제
2022 베네치아쇼트이탈리아
2022 신치토세공항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칸란디란라르영화제
2022 빅카툰페스티벌
2022 애니마시로스영화제
2022 이미지포럼페스티벌
2022 제주혼듸독립영화제
2022 타이중국제영화제
2022 로드아일랜드국제영화제
2022 볼다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2 오버마운틴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티라나국제영화제
2022 컨트리사이드애니마페스트키프로스
2022 대구단편영화제
2022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2 칠레모노스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판타지아국제영화제
2022 이매지나리아애니메이션영화제
2022 애니메이션나이츠인뉴욕

DIRECTOR
전진규

전진규

2015 메테리얼 걸
2019 브레인 클리너
2019 죽음의 상인

STAFF

연출 전진규
제작 야마무라 코지
각본 전진규
편집 전진규
음악 박굿, 마더바이브
목소리 출연김상윤

PROGRAM NOTE

요양원에 버려진 노인들과 그곳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공익 청년은 입소 이후 모두 머리카락이 잘려 나간 어떤 익명의 상태다. 그들이 실제로 서 있는 곳은 전쟁의 상흔에서 시작된 개발이 아파트 숲에 이르며 경쟁 논리를 쌓아 온 역사의 공간이다. 노인의 머리카락이 잘리면서 까마귀 소리와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전쟁의 기억을 안고 있는 노인의 머리가 바스러지고 그 기억이 가녀린 팔 끝에 달린 큰 손 안에 담겼다가 모래처럼 빠져나간다. 시계의 숫자들이 문자의 형상을 잃고 시간은 상실 상태에 놓인다. 급속한 변화의 시대 안에서 빛은 잡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고 말하는 청년에게 미래는 보이지 않고 노인들에게 현재는 과거에 잠식당해 있다. 청년에게 노인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여서 온전히 타자의 자리에 존재했다. 청년이 딸의 작은 손에 포개진 어느 노인의 큰 손을 바라보면서 그 손이 담았던 시간의 무게를 인식하고 노인의 얼굴을 바라보게 될 때, 비로소 이 작품 속의 노인들은 눈을 되찾는다. 동시에 청년은 그 스스로에게도 타자였던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빛을 잃은 푸른 모노톤 속에서 무수한 실금들이 노인과 청년에게 밀물처럼 밀려드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표상하고 그 시간의 기억들은 벽과 텔레비전에서 튕겨져 나와 온 존재를 뒤흔든다. 한국전쟁과 그 이후의 역사들이 익명의 개인들의 삶 속에 여전히 살아 있지만 우리는 그 시간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전작 <죽음의 상인>에서 마음이 이미 가 있는 자리를 프레임 단위로 명멸시켜 시간을 중첩시켜 형상화하는 연출은 이제 <상실의 집>에서 역사와 타인과 개인의 길항 안에서 환대의 순간에 이르게 되는 어떤 고백의 호소력을 만들어 내는 데 이르렀다.

김미영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