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이는 자라서

본선 단편경쟁

김은희 | 2022 | Fiction | Color | DCP | 33min 23sec (E)

SYNOPSIS

정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소연의 집에 집들이를 간다. 늦게 도착하는 또 다른 친구 보영을 기다리면서 정희와 소연, 소연의 남편 강석은 정희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설전을 벌이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될까?

FESTIVAL & AWARDS

2022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2022 제11회 광주독립영화제
2022 제18회 인천여성영화제
2022 제10회 인천독립영화제
2022 제23회 대구단편영화제 국내경쟁 우수상
2022 제11회 대구여성영화제
2022 제5회 광명여성인권영화제
2022 제23회 제주여성영화제
2022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DIRECTOR
김은희

김은희

2015 소화불량
2017 작용과 반작용

STAFF

연출 김은희
제작 김태경
각본 김은희
촬영 백준영
조명 이준일
편집 임신미
미술 조윤선
출연 손수현, 안소요, 노재원, 송준희, 김민서

PROGRAM NOTE

힘찬이라는 이름의 중2 학생을 주인공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정희는 막 임신한 친구 소연의 집들이에 간다. 계약직 교사로 일하는 소연과 대학원 박사 과정 중인 소연의 남편 강석, 그리고 늦게 도착하는 또 다른 친구 보영은 교육자로 일하고 있거나 일하게 될 거라는 공통점이 있고, 시나리오의 주요 무대가 중학교 교실 안과 학교 주변이라는 것은 이 영화가 한국 사회의 교육 전반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있음을 명시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교사와 학생, 부부, 친구, 쌍둥이 남매 간의 차이를 성인지적 감수성과 성차별 의식의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보여 줌으로써 우리가 일상에서 종종 마주치며 곤란에 처하기도 하는 상황을 슬기롭게 재현한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그저 도덕 교과서 같은 영화라고 오해해선 안 될 것 같다. 왜냐면 강석의 말처럼 대부분의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할 말을 다 하고 살지 못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는 그 할 말을 불편함을 무릅쓰고서라도 해야만 하는 상황을 연출해 내기 때문이다. 익숙한 관성이나 시스템에 안착하려는 다른 인물들과 달리 시나리오를 쓰는 정희는 끊임없이 관찰하고 발언하며 개입한다. 그것은 이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줬던 사건들과 무관하지 않다. 잠재적 가해자로 의심받는다고 항변하기에 앞서, 그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쌍둥이 남매인 힘찬과 주영이 자라면서 다른 태도를 갖게 되는 건 단지 성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묵인해 온 성차별적 인식 때문이며 그것은 일상에서 빈번히 자연스럽게 벌어지기에 호루라기를 불어서라도 일깨워야 한다고 영화는 말하는 것 같다. 그리하여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게 되는 변화가 생겨날 때, 차별과 폭력은 사라지지 않을까.

이수정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