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인

본선 단편경쟁

장선희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0min 59sec (E)

SYNOPSIS

소녀는 신문 배달을 하던 중 자기와 동갑 나이의 딸을 잃어버린 여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된다. 대학을 다니고 잡지사에서 근무했다는 여인은 가난한 소녀의 엄마와 다른 듯 같은 삶을 살고 있다.

DIRECTING INTENTION

나라가 가난하고 의무 교육이 없던 시절. 그 시절에 태어나 21살에 결혼한 엄마는 살면서 하고 싶은 걸 한 번도 못 해 봤다고 하셨습니다.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살았다는 엄마를 보며 그 세대의 여성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제목 ‘두 여인’ 중 한 여인은 대화에서만 등장하는 소녀의 엄마를 나타냅니다.

FESTIVAL & AWARDS

2022년 제2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각본상
2022년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2022년 제19회 청주국제단편영화제
2022년 제23회 대구단편영화제
2022년 제3회 합천수려한영화제
2022년 제8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2022년 다양성洞 평화영화제

DIRECTOR
장선희

장선희

2013 잔학기
2019 아버지의 몸값

STAFF

연출 장선희
각본 장선희
촬영 백진세
조명 조상현
편집 장선희
음악 함연우
미술 권지원
동시녹음 이동기
믹싱 김윤경
출연 이봉련, 이한서

PROGRAM NOTE

여인(이봉련)은 실종된 열두 살 딸의 행방을 찾으려 더운 여름에도 거리를 돌며 벽에 전단을 붙이고 있다. 소녀(이한서)는 엄마 선물로 립스틱을 사려다가 진열대의 립스틱을 모두 쏟아 그걸 변상하려 엄마 몰래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구멍가게 앞에서 우연히 만난 둘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평상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여인은 외동딸로 자라 일을 하고 아이를 기르던 중 실종 사고가 나 어른들로부터 눈총을 받는다는 사정을 밝히고, 소녀는 딸만 낳아 할아버지에게 구박받던 엄마가 아들을 갖게 돼서 다행이라며 지금은 음식 재료 배달을 하고 있다고 형편을 털어놓는다. 이들 ‘두 여인’이 나누는 대화는 그대로 여성들이 처했던 불평등의 지나온 시간이자 그런 고난을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어깨동무, 즉 연대로 극복해 온 역사다. 영화는 별다른 설정 없이 이들의 대화를 들려주기만 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장치로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나란히 앉은 구도를 통한 연대의 의미하며, 대화 도중 이들을 지나치는 자전거 소리를 통해 관계는 두 개의 바퀴가 굴러가듯 이뤄진다는 의도하며, 이들 각자가 움직일 때 발을 맞춰 걷는 듯한 카메라 워킹하며, 삶은 관계를 통해 지속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다시 말해, 삶을 토대로 하는 일상의 역사는 관계의 연대가 쌓인 결과다. <두 여인>은 바로 그에 관한 영화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