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알러지

본선 단편경쟁

육상필 | 2022 | Fiction | Color | DCP | 10min 28sec (E) World Premiere

SYNOPSIS

사람 없는 한적한 공원, 해인과 정식은 원반을 던진다. 꽤나 즐거워하는 해인에 반해 뺀질거리는 정식. 잠시 쭈뼛하더니 일이 있어 가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쉬이 보내 주지 않는 해인. 랠리 개수만 채우면 보내 주겠다고 제안한다. 적은 개수에 흔쾌히 수락하는 정식이지만, 연달아 원반을 놓치는 해인 덕분에 발이 묶인다.

DIRECTING INTENTION

저마다의 사랑의 거리를 담아 보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육상필

육상필

2021 재인의 생일파티 탐방기

STAFF

연출 육상필
제작 서예찬
각본 육상필
촬영 장엄일
조명 장엄일
편집 진수영, 육상필
음악 장지흠
현장PD 진경현
출연 심해인, 김정식

PROGRAM NOTE

한강공원에서 젊은 두 남녀가 주거니 받거니 원반던지기를 한다. 여자가 신이 나 원반을 던지면, 남자는 시무룩한 얼굴로 대충 되받더니 곧 연기 학원에 가 봐야 한다고 말한다. 여자가 “뭐 맨날 학원을 가냐, 학원이랑 사귀어? 너 여자 숨겨 놨지?” 하고 쌀쌀맞게 묻자, 남자는 삐져나온 미소를 숨기지 못한 채 답하지 않는다. 결국 일곱 번의 주고받기를 마지막으로 끝내기로 약속하자 이제는 여자의 얼굴이 시무룩해지고 남자는 들뜬 얼굴로 원반에 열중한다. 여자가 멋대로 던져 대는 원반에 남자를 보내 주기 싫은 마음이 보인다. 그 마음을 알아채서인지 남자는 일곱 번을 모두 주고받고도 여자 곁을 떠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아 남자가 연습하는 대사를 주고받으며 교묘하게 서로의 속마음을 피해 간다.
환절기의 쌀쌀한 바깥공기, 대낮의 한적한 공원, 알쏭달쏭 오가는 두 남녀의 대화. 그 사이를 깨고 나오는 여자의 알레르기 같은 재채기. 말하지 않아도 스멀스멀 느껴지는 설렘의 공기가 가득하다. 특별한 서사 없이도 두 남녀가 주고받는 원반과 대사들로 흥미로운 리듬을 만들어 가며 단편영화만의 간결한 매력을 뽐낸다. 금방이라도 사랑의 싹이 틀 것 같은 두 남녀의 풋풋한 한때를 제삼자로서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보는 이도 설레게 만든다. 뒷이야기를 더 알고 싶게 만드는 가슴 뛰는 여운을 남겨 주는 영화다.

곽민승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