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본선 단편경쟁

윤혜성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4min 39sec (E)

SYNOPSIS

사라진 언니가 15년 만에 돌아온다. 동생 지호는 언니, 엄마와 함께 서울 곳곳에 걸려 있는 언니의 실종 현수막을 수거하러 다닌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는 가까워질 수 있을까?

FESTIVAL & AWARDS

2022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2022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2022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심사위원상
2022 제11회 원주여성영화제
2022 제3회 합천수려한영화제
2022 제22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윤혜성

윤혜성

2019 증명서
2020 사원증
2021 너의 안부

STAFF

연출 윤혜성
제작 김동은
각본 윤혜성
촬영 심석우
편집 천지현
음악 이수빈
사운드 김한얼
미술 김채리
조연출 목충헌
출연 김주아, 성령, 오민애

PROGRAM NOTE

빨래방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지호(김주아). 지호가 바라보는 세탁기 안에선 오래전 집을 나간 언니 신애(성령)를 찾는 현수막이 돌아가고 있다. 깨끗하게 세탁된 현수막을 원래의 자리에 도로 내거는 지호의 손놀림이 더없이 익숙하다. 오랜 시간 아빠와 함께 수없이 해 온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지호에겐 아빠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현수막을 수거해 달라는 연락과 함께 그토록 기다리던 신애의 소식이 들려온다. 성인이 되어 나타난 신애는 뜻밖에도 ‘가족이 이렇게 애타게 자신을 찾고 있는 줄 몰랐다’고 말한다. 신애의 부재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던 자신들과 달리, 멀리서 평범하게 삶을 일궈 온 듯한 언니가 지호는 영 마뜩잖다.
영화에서 현수막은 복합적인 감정과 서사의 교집합으로서 존재한다. 떠난 가족의 빈자리, 남겨진 이들이 버텨 온 시간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자의 이야기. 이 모든 것들의 매개체이자 증표로서 현수막은 자리한다. 이 현수막을 중심으로 인물들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과거를 차분히 풀어 가기 시작한다. <현수막>의 인물들은 감정을 억지로 고조시켜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대신 느린 호흡으로 차분히 그간의 공백을 채워 가려 한다. 종국엔 묵은 오해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모녀의 대화에 온기가 깃드는 것은 배우 오민애, 성령, 김주아의 호연 덕분이다.

조현나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