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에 번쩍 서에 번쩍

본선 장편경쟁

이광국 | 2022 | Fiction | Color | DCP | 101min (E)

SYNOPSIS

어느 봄날. 취업 때문에 면접을 본 설희와 화정은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기 위해 즉흥적으로 동해로 향한다. 둘은 밤을 새우며 해가 뜨기를 기다리지만 결국 해를 보지 못하고 크게 싸운다. 그렇게 둘은 헤어지고 설희는 지안을, 화정은 한나를 만나 새로운 친구가 되어 각자의 소원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서로를 도와주며 자신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 가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무언가를 보고 소원을 빌었던 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상투적인 소원들을 빌고, 그 소원들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상 속 다른 사람들처럼 막연한 기대를 한 것 같습니다. 어느 봄날, 소원을 빌기 위해 충동적으로 동해로 향한 두 친구들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것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서로 어떤 영향들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 이 이야기를 통해 바라보고자 합니다.

FESTIVAL & AWARDS

2022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이광국

이광국

2011 로맨스 조
2014 꿈보다 해몽
2017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STAFF

연출 이광국
제작 이광국
프로듀서 이기남
각본 이광국
촬영 이광국
편집 이광국
음악 정용진
사운드 홍성준
동시녹음 이제한
D.I. 형준석
조감독 심성필
출연 여설희, 우화정, 서지안

PROGRAM NOTE

20대 중반의 취업 준비생 설희(여설희)와 화정(우화정)은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기 위해 즉흥적으로 동해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계획은 금세 어그러지고 설상가상 다투기까지 한 두 친구는 잠시 떨어져 낯선 여행지를 배회하다 저마다 우연한 만남과 마주한다. 설희는 공황장애가 있는 또래의 지안(서지안)을 돕다가 지안의 말 못 할 비밀을 알게 되고, 잃어버린 애완 앵무새를 찾아 나선 소녀(여한나)와 만나게 된 화정 역시 소녀의 곤경을 목격한다. 그렇게 설희와 화정은 완벽한 타인들과의 생경한 경험을 경유해 잊고 지냈거나 애써 묻어 뒀던 제 안의 복잡한 마음을 들여다보기에 이를 것이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은 어쩔 수 없이 뭔가를 포기해야 했거나 현실의 벽 앞에서 꿈조차 마음껏 꿀 수 없는 이 시대 20대들의 이야기, 그러나 어떻게든 경쾌한 걸음으로 틈을 내고 활로를 찾으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활기의 영화다. 혹시 모를 미래의 비극을 예민하게 감각하고, 눈감을 수도 있었을 타인의 고통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으며, 생의 우연을 허투루 넘기지 않는 이 영화의 태도야말로 소소한 만남을 값지고 애틋한 인연으로 이어 나간다. 이야기의 기단을 하나씩 쌓아 올리고 그 벽돌을 이리저리 옮겨 가며 알 수 없는 생의 미로를 기꺼이 헤매는 데 흥미를 보인 감독의 전작들에 비하면 구성은 단출하다. 대신 누군가가 마음 쓰여 전심전력으로 상대방을 향해 달려 나갈 수 있는, 순도 높은 인물과 만나는 기쁨과 반짝이는 순간의 감동이 있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