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고고학

본선 장편경쟁

이완민 | 2022 | Fiction | Color | DCP | 167min 28sec (E)

SYNOPSIS

영실과 인식은 만난 지 8시간 만에 연인이 된다. 인식은 영실이 자유로운 영혼임을 확신한다. 불안한 인식은 영실로부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함께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아 낸다. 영실은 약속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헤어진 후에도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다. 8년 후, 영실은 우도에게 설렘을 느끼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DIRECTING INTENTION

‘인류세’는 인류가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친 시점을 기준으로 지질시대를 구분하고자 만든 개념이다. 영화는 지층을 들여다보는 여성 고고학자의 형상을 바탕으로, 소위 ‘사랑세’를 살펴보고자 한다.

FESTIVAL & AWARDS

2022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배우상 심사위원특별언급
2022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2 제주여성영화제

DIRECTOR
이완민

이완민

2009 생
2010 가재들이 죽는.
2016 누에치던 방

STAFF

연출 이완민
제작 하민호
각본 이완민
촬영 김지현
조명 강동건
편집 이연정
음악 이민휘
출연 옥자연, 기윤

PROGRAM NOTE

‘과거의 유물을 통해서 사람의 본질을 연구하는 것.’ 고고학 연구자 영실(옥자연)은 고고학을 그렇게 설명했다. 이 대답은 영실이 연구하는 대상을 기능적으로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영화 <사랑의 고고학>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실은 자신의 과거가 남긴 흔적을 고지식할 정도로 오래도록 들여다보는 일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영실의 고고학은 그녀의 노동이자 역사, 그녀가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방식, 삶을 대하는 태도를 아우르는 말에 가깝다. 동시에 영실이라는 한 사람을 들여다보는 이 영화의 시간이자 입장이기도 하다. 8년 전, 영실은 우연한 만남으로 인식(한기윤)과 사랑에 빠져 미래를 약속한다. 하지만 인식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으로 관계는 어그러지고 두 사람은 연인은 아니지만 연락하는 사이로 남는다. 꽤 오랫동안 영실은 이 규정할 수 없고 애매하며 불편하고 불안한 관계의 영향 아래 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이 이 관계로 겪은 일, 인식과 나눈 말, 자신이 해 온 일의 의미를 곱씹는다. 그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영실은 크고 작은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고요하지만 완강한 힘으로, 빠르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여전한 속도로 삶의 지속과 변모를 모색하는 한 사람. 긴 호흡의 이 정공법은 느리지만 믿을 만하다. <누에치던 방>(2016)에 이은 이완민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