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도

새로운선택 단편

정지현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0min (E)

SYNOPSIS

해선은 바다에서 죽은 엄마 순복의 사십구재를 치르던 중 엄마가 사실 해녀가 아닌 해신을 모셔야 하는 심방 집안 딸이었으며 대대로 심방 집안 여자는 죽은 후 49일째에 딸의 딸로 다시 태어나 서로를 통해 영생을 이어 나간다는 기이한 얘기를 듣게 된다. 해선은 평생 두통에 시달렸던 엄마의 고통이 해신을 모시지 않아 생긴 신병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어 직접 심방이 되지만 49일이 된 날 태어난 아기를 본 후 엄마라 여기며 아기와 함께 바다로 사라진다.

DIRECTING INTENTION

미신에 대한 믿음의 간극에서 관계가 벌어지는 상황을 빨려들어 가는 호흡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결말에서 태어난 아기를 통해 두 인물이 그들이 믿던 세상과 다른 세상을 마주하게 하여 육신은 죽지 않았으나 삶 속에서 다시 살기 시작하는 순간을 맞이하도록 의도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2년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판타스틱 단편 왓챠가주목한단편상
2022년 제5회 전주국제단편영화제 대상, 드라마최우수상
2022년 제5회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
2022년 제17회 대한민국대학영화제

DIRECTOR
정지현

정지현

2020 승조
2020 허수아비
2020 허수아비VRC

STAFF

연출 정지현
각본 정지현
프로듀서 정지현, 심수경
촬영 정태완
조명 정태완
편집 정지현
음악 업체eobchae
미술 최이다, 김윤지
동시녹음/믹싱 하남규
DI 루시드컬러
CG 정지현
소품 Props 정다솔, 김지수
조연출 심수경
출연 김수아, 심소영, 김민엽

PROGRAM NOTE

지역 영화, 그러니까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영화에는 익숙한 공간 혹은 장소에서 느끼지 못하는 개성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바르도>는 신화 느낌이 물씬한 이야기와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다. 해선(김수아)은 엄마의 죽음 소식을 접한다. 엄마의 해녀 동료는 물질하다 죽었다고 말하지만, 해선은 자살 정황을 알고 있다. 실은 엄마의 해녀 동료도 알고 있다. 다만, 해선에게 숨긴 건 엄마처럼 신내림을 받아 해녀들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해 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언젠가부터 엄마가 그 역할을 방기해 해녀 사이에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더욱 해녀 동료는 해선이 그 역할을 이어 줬으면 하고 강요하는 듯하다. 제목의 ‘바르도’는 사람이 죽은 후 다시 환생하기까지 머물게 되는 중간 상태를 말한다. 그 상태에 머무는 기간은 49일로 알려져 있는데 극 중 엄마는 할머니가 죽고 49일째에 해선을 낳았고 해선 또한 49일이 가까워져 오자 조산기가 느껴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해선의 선택인데 제주도를 떠나 있던 그녀의 배경상 신내림이라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길 간절히 원하는 듯하다. 엄마도 그런 마음이었지만 결국 무너진 상황에서, 해선은 엄마의 뜻을 이어받은 일종의 모녀 연대로서 과감한 선택을 감행한다. 제주도라는 지역의 특수성에, 점점 깊어지고 있는 여성 서사의 보편성이 만난 <바르도>는 업체eobchae의 신비한 음악까지 더해져 웰메이드한 개성을 뽐낸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